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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막판 득점왕 레이스에 부는 이상기류, '이승우 경계령' 발동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10-04 14:32 | 최종수정 2022-10-05 06:30


수원FC 이승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러다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시즌 막바지로 접어든 K리그1(1부)은 현재 파이널A, B로 나뉘어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이다. 파이널A에서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우승 싸움,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와 인천 유나이티드, 강원FC, 제주 유나이티드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확보를 위한 3, 4위 경쟁이 한창이다. 파이널B에서는 '강등권 탈출' 전쟁이 뜨겁다.

그런데 이런 각 구단들의 순위 전쟁과 별도로 리그 득점왕 분야에서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떠오를 전망이다. 제주 골잡이 주민규(16골)가 무난하게 차지할 것 같던 상황에 변수가 등장한 것. '의외의 복병'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리그 득점 순위 4위인 수원FC 이승우가 바로 그 주인공. 이승우는 현재 13골을 기록하며 주민규보다 3골, 조규성(전북)-무고사(일본 이적) 보다 1골이 적은 상황이다.

얼핏 보면 경쟁권에서 멀어져 있는 것 같지만, 의외로 이승우의 역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바라보는 프로축구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이승우의 컨디션이 좋다는 점도 이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바로 수원FC가 '파이널B' 그룹에 속해있다는 점 때문이다.

파이널A 그룹에 비해 팀간 전력차가 크고,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떨어지는 파이널B 그룹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골 생산에는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가 남은 4경기에서 3골 이상을 뽑아내고, 주민규가 더 이상 골을 추가하지 못한다면 득점왕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

실제로 파이널B 그룹의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 사례도 있다. 바로 2015년 K리그 클래식 득점왕을 차지한 울산 현대의 김신욱이다. 당시 울산은 시즌 초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강등 위기를 겪다가 파이널B로 밀려 최종 순위 7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당시 김신욱은 시즌 막판 파이널B에서 꾸준히 득점을 추가한 끝에 18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김신욱은 리그가 스플릿되기 직전이었던 9월 23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시즌 14호골을 터트리며 아드리아노(당시 FC서울)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가 됐다. 이후 김신욱은 파이널B 5경기에서 무려 4골을 추가하며 아드리아노와 황의조(성남)를 3골 차이로 제치고 득점왕이 됐다.

물론 김신욱은 스플릿라운드가 시작되기 직전에 이미 득점 선두였다는 점에서 이승우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스플릿라운드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한층 수월하게 골을 뽑아낸 덕에 득점왕을 굳힐 수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승우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이승우가 파이널B에서 득점을 부지런히 쌓아 'K리그 첫 해 득점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품에 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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