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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현장리뷰]'나비효과' 김민혁→권순형 골…꼴찌 성남, 1위 울산 낚았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09-04 20:47 | 최종수정 2022-09-04 20:52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꼴찌' 성남FC는 절실하다. 파이널A 진출은 이미 물건너갔다. 올 시즌 목표는 첫째도 잔류, 둘째도 잔류다.

사령탑이 바뀌었다. 김남일 감독이 도중하차하고, 정경호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사령탑 데뷔전에서 수원FC를 2대1로 꺾은 정 감독의 두 번째 상대는 1위 울산 현대였다.

최하위와 선두의 만남, 승부는 싱거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더 당당했다. 그는 "울산은 1위 팀이다. 일단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해야 한다. 포커스는 수비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잘 가져오면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홍명보 울산 감독은 "경기 외적 측면의 영향이 있다. 성남의 간절함을 인지하고 있고, 선수들에게도 주지시켰다"고 경계했다. 외적 측면은 성남을 둘러싼 '매각·해체' 움직임이다.

정 감독은 수원FC전 후 '나비효과'도 이야기했다. "오늘 승리했기 때문에 '나비효과'의 시작점은 된 것 같다. 우리가 비록 꼴찌를 하고 있지만, 시즌이 끝났을 때 어떤 태풍이 될지 지켜보셨으면 좋겠다."

정 감독발 '나비효과'는 허상이 아니었다. 성남이 울산도 집어삼켰다. 주장 완장의 무게감이 성남에 이변을 선물했다. 거센 빗줄기에 눈 앞을 분간하기 힘든 전반 36분이었다. 전반 '캡틴'인 부주장 김민혁이 골망을 흔들었다. 안진범의 크로스를 강재우가 백헤더로 뒤로 흘리자 지체없이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기세를 탄 정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주장 권순형을 비롯해 구본철 강의빈을 한꺼번에 교체투입했다. 완벽한 용병술이었다. 후반 51초 만에 빛을 봤다. 후반 주장 완장을 찬 권순형이 해결사로 나섰다. 구본철의 코너킥을 강의빈이 헤더로 재차 연결했고, 권순형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성남은 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9라운드에서 울산에 2대0으로 승리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연승을 거둔 성남은 탈꼴치에도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승점 24점을 기록, 10~11위 김천 상무, 대구FC(이상 승점 28)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줄였다.

반면 울산은 홍 감독의 경계가 현실이 되면서 올 시즌 4패째를 기록했다. 후반 10분 임종은의 골이 VAR(비디오판독) 결과, 오프사이드 선언된 것이 뼈아팠다. 울산은 승점 59점에 머물며 2위 전북 현대(승점 51)와의 격차를 더 벌리지 못했다. 울산과 전북의 승점 차는 8점이다.
성남=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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