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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짜릿한 6년 만의 프로 데뷔골.'
6위 자리를 놓고 그들만의 치고받는 수중전. 경기에 앞서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5백'을 강조했다. "원정이라 승점이 중요하다. 선제골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더구나 강원은 양측면의 김대원 양현준이 최근 '뜨는 별'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터라 김 감독은 윙백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았다. "힘들겠지만 상대를 잘 막아주고 끝까지 버텨주면 좋겠다."
여기에 화끈하게 화답한 이가 박민규였다. 이날 왼쪽 윙백을 맡은 박민규는 지난해 부산 아이파크로 임대됐다가 돌아와 지금까지 24경기에 출전하는 등 올시즌 주전 수비수로 자리잡았다.
전반만 해도 수원FC는 계속 가슴을 졸였다. 김 감독의 말대로 수원FC는 초반부터 사실상 5백 수비라인을 형성하며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그러던 중 기습적인 롱볼 플레이 한방으로 먼저 기선을 잡았다. 전반 11분 수원FC 골키퍼 박배종이 길게 찬 공이 강원 수비수 머리 맞고 장재웅에게 연결됐고, 장재웅이 머리로 떨궈준 것을 정재윤이 쇄도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기쁨도 잠시, 25분 강원 김진호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무승부로 끝낸 것으로 만족했다. 후반에 승부수를 띄운 수원FC는 3분 만에 외국인 공격수 라스의 화끈한 문전 플레이 덕분에 2-1,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여기서 안심할 수 없었다.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에 공방전도 한층 가열됐다. 게다가 강원은 최근 몇 경기에서 위력을 보인 공격 본능을 앞세워 연신 카운터펀치를 시도했다. 앞을 분간하기도 힘들 정도로 '비 폭탄'이 쏟아지던 중 예상밖 해결사가 등장했다. 22분 공격에 가담했던 박민규가 강원의 실책성 플레이를 놓치지 않았다. 역습 상황에서의 크로스가 강원 수비수 머리 맞고 뒤로 흐른 것을 잡은 박민규는 한 번 접으며 김진호를 따돌린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35분 강원 이정협에게 추격골을 허용했던 수원FC는 박민규의 침착한 집중력이 없었다면 다 잡은 고기를 놓칠 뻔했다.
김도균 감독은 "우리팀의 단점이 득점 이후 오히려 움츠러드는 경향이었다. 윙백을 활용해 리드하고 있을 때 주도권을 잃지 않길 바랐다"면서 "박민규가 왼발잡이인데 오른발로 득점을 하더라. 그런 골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춘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