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개 같이 축구한다는 말은 듣지 말자!'
대구의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 6월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 이후 7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5무2패를 기록하며 주춤하다. 앞선 24경기에서 5승12무7패(승점 27)를 기록하며 9위로 추락했다. 특히 지난 3일 안방에서 수원 삼성에 1대2로 패하며 '홈 강자'의 위용도 잃었다. 패배 후폭풍이 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구를 떠나 수원으로 이적한 정승원 이슈 때문이었다. 정승원은 경기 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개도 사람은 알아본다. 징구럽게 더운 먼 곳까지 오셔서 힘드셨을텐데, 응원을 많이해주셔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수원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작성했다.
대구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답답한 경기력의 대구 선수단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대구가 기선을 제압했다. 대구는 경기 시작 9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인천 델브리지의 자책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인천은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35분 이명주의 동점골로 1-1 균형을 맞췄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양 팀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구는 이용래 대신 김희승, 인천은 홍시후 대신 김보섭을 투입했다. 부상 변수가 발생했다. 인천은 후반 5분 이명주가 벤치를 향해 교체를 요청했다. 이동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어수선한 상황 속 인천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에르난데스가 역전골을 뽑아냈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인천에 합류한 에르난데스는 5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에르난데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상의 탈의-호우 세리머니'를 펼쳐 보였다. 그 사이 대구 관중석에선 "정신차려, 대구!"가 울려 퍼졌다.
위기의 대구는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대구의 슈팅은 번번이 상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고재현, 제카, 이진용을 빼고 황재원 오후성 정치인을 차례로 투입했다. 대구는 상대를 계속해서 두드렸다. 후반 40분 기어코 동점골을 폭발했다. 김진혁이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동점골을 넣은 김진혁은 팬들을 향해 사죄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진혁은 직전 경기 뒤 팬 서비스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SNS를 통해 공개 사과했다. 김진혁은 그라운드 위에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경기는 다시 원점.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대구를 외면했다. 대구는 후반 추가 시간 인천 김도혁에 결승골을 내주며 2대3으로 패했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