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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유스팀 감독으로 '제2의 축구 인생'을 걷고 있는 지도자들이 있다. 현영민 울산 현대 18세 이하(U-18) 현대고 감독과 황지수 포항 스틸러스 U-18 포항제철고 사령탑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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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감독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매일매일 새로 느끼고 있다. 그동안 축구를 배우고, 선수로 했던 상황에서 엘리트 선수를 가르치는 것은 처음이다. 행복한 날도 있고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계속 행복해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를 육성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현 감독은 "선수 경험은 많지만 지도자 경험은 많지 않다. 벤치에서 경기 코칭하는 것도 많이 어색하다. 앉아서 해야하는지 서서 해야하는지…. 매일 코치진들과 경기 중에 소통하면서 끌어간다. 지도자 교육과 현장 교육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했다.
현 감독은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자신의 철학을 굳게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홍명보 감독님께서 '처음하는 거니까 철학을 유지하면서 소신 있게 하라'고 말씀을 주셨다. 노상래 디렉터님과도 소통을 잘 하고 있다"고 했다. 현 감독은 '경기 전후 학부모님께 인사하기', '워밍업 때 음악 틀기', '미팅룸 TV 설치', '자유로운 상담' 등을 도입했다.
그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들이 프로로 갈 수 있는 환경,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 내 역할인 것 같다. 지금의 이 선수들이 훗날 '현 감독에게 지도받았을 때 가장 많이 성장했다'는 말을 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현 감독이 참 열정적으로 가르쳤구나' 느꼈으면 좋겠다. 나 역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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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럽 맨' 황지수 감독 "선수들 성장이 가장 큰 보람이다"
황 감독은 프로 생활 내내 포항에서만 뛴 '원 클럽 맨'이다(군 복무 제외). 포항에서 320경기에 출전한 레전드다. 그는 은퇴 후에도 포항을 떠나지 않았다. 2018년부터 4년 동안 포항 코치로 재직했다. 올해 유스팀으로 자리를 옮겨 포항의 미래를 키우고 있다.
그 역시 유스 지도자 변신 후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황 감독은 최근 천안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로에서 성인들만 지도하다가 유스팀으로 와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다. 괴리감이 있었던 것은 맞다. 맞춰가며 적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각하는 것만큼 리그 성적이 따라오지 않는다. 주변에서 '강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해 주기도 한다. 경험 많은 분들의 말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선수들과의 관계를 통해 함께하고 싶다. 선수들과의 이해, 관계를 통해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제철고는 K리그 주니어 U-18 전반기 B조 6위(3승3무4패)를 기록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분명 유의미한 성과가 있다. 황 감독은 성인팀, 15세 이하(U-15)팀 등과의 중간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포항의 축구 철학을 더욱 공고히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박진감 있는 축구, 내려서는 것보다 전방에서 싸우는 축구를 추구한다. 공격수들도 수비 가담을 한다. 사실 전진 배치하면 수비가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걸 배워야 성인 무대 올라갔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 포항 1군이 포백을 유지하고 있다. 일맥상통하게 가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동 감독님과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최근에는 유스 선수들도 '퍼포먼스 센터'를 쓴다. 7개월째 '퍼포먼스 센터'에서 성인 선수들과 동일한 방법으로 훈련하고 있다. 운동장에서 쓸 수 있는 코어 등도 봐준다. 선수들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다. 갈수록 자세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이 친구들이 바로 프로에 올라가면 22세 이하 룰 적용을 받는다. 바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다. 언제든 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수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다.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 선수들과 구단 철학을 같이 이해하면서 경험을 쌓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나는 아직 지도자로서 큰 그림은 없다. 다만, 이곳에서 다양한 상황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다. 그런 것을 토대로 언젠가 더 높은 레벨에서 감독을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