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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용병 발샤 '강렬한 12분 데뷔전'…강원의 '여름반등' 희망보인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07-03 15:51 | 최종수정 2022-07-04 06:56


강원 최용수 감독이 2일 성남전에서 정승용이 쐐기골을 터뜨리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약속된 여름의 반등.'

강원FC 최용수 감독이 웃음을 되찾았다. 2일 성남FC와의 K리그1 19라운드가 끝나고 나서다. 최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 승점 6점 대결이었다. 선수들이 집념과 투혼을 보여줬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최하위 성남에 2대0 완승했다고 그런 건 아니다. 지난달 2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18라운드에서 4대2 대승했을 때도 웃지 못한 최 감독이다. 당시 제주전에서 이정협이 시즌 첫 골로 부활을 알렸고, 시즌 팀 최다골로 전방 마무리 능력을 회복하는 등 과외 소득이 많았지만 남은 걱정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그 걱정을 성남전에서 상당 부분 덜어냈다. 학수고대하던 연승 분위기를 탄 게 우선 반갑다. 강원은 2022시즌 상반기 3차례 연승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살리지 못했다. 여파로 무승 행진에 빠져왔다. 원정 경기 승리도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까지 원정 4무4패를 했다가 비로소 만세를 부른 것이다. 부상 악재가 많고, 객관적 전력이 약한 강원의 경우 연승-원정 승리의 숙제를 풀었다는 게 단순한 '숙제 해결'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독했던 용병 고민도 풀릴 조짐이다. 부상 아웃된 디노 이슬라모비치의 대체자원으로 영입한 발샤 세굴리치가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당초 발샤는 지난 제주전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훈련중 발목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최 감독의 애를 태웠다. 다행히 빠르게 호전돼 성남전에서 후반 39분 교체 투입돼 경기력 점검차 12분을 뛰었다.


2일 성남전에서 데뷔한 강원의 새용병 발샤(왼쪽)가 정승용이 골을 터뜨리자 축하하려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디노가 시즌 개막 데뷔전부터 골을 넣었듯 발샤도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투입된 지 3분 만에 위협적인 슈팅을 연거푸 선보였다. 반 박자 빠른 절묘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과 세트피스 헤더슛이었는데 성남 골키퍼 김영광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이날 강원의 슈팅 10개 가운데 유효슈팅 4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골로 연결된 2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불과 12분 출전한 발샤가 생산한 것이다.

특히 후반 43분 정승용이 단독 돌파 쐐기골을 넣을 때, 발샤는 상대 수비를 유인하며 문전 쇄도했다가 슬쩍 뒤로 빠지며 공간을 만들어주는 등 수준높은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발샤의 가세로 전방의 무게감이 높아진 가운데 김대원이 '특급도우미'로 연착륙하고 있으니 금상첨화다. 김대원은 제주전 2골-2도움에 이어 성남전서도 김영빈의 선제골을 도왔다. 17라운드 인천전 골까지 포함하면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종전까지 김대원은 팀 내 최다골을 담당하며 '골가뭄' 강원의 버팀목이었다. 최근 2경기서는 종전에 없던 도움까지 장착하며 더 무서운 공격수로 변신했다. 특유의 킥력에 물이 오른 듯하다.


최 감독은 발샤에 대해 "짧은 시간에도 임팩트를 보여줬다. 앞으로 기대된다"고 했고, 김대원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렇게 좋은 키커를 보유하고 있는데 다른 선수들이 분발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통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긴 무승의 터널을 뚫고 약속했던 '여름의 반등'을 시작한 강원. 희망가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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