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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가마 감독의 대구'가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딛고 정상궤도에 완벽히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행보는 가마 감독이 새롭게 부임해 시행착오를 겪던 시즌 초반과는 딴판이다. 대구는 개막 후 9라운드까지 9경기에서 5번 패했다. 강등권인 10위로 5월을 맞이했다. 4월 태국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치른 대구는 부상 복귀한 '에이스' 세징야와 함께 전혀 다른 팀이 되어 돌아왔다. 리그 초반 9경기에서 10골을 넣고 15골을 내준 대구는 이후 9경기에서 15골을 넣고 8골을 허용했다. 패배는 없었다. 순위도 그룹A 마지노선인 6위까지 상승했다. 가마 감독은 "라이언 시티전 이후 변화를 보였다. 지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이니 믿고 신뢰했다. 공감대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대구의 무패 비결로는 '외국인' 가마 감독과 대구 선수들간의 '케미', 가마 감독의 메시지, 강도 높은 훈련, 디테일한 시뮬레이션 훈련, 세징야의 복귀와 제카의 영입 등이 꼽힌다. 가마 감독은 부임 후 첫 훈련부터 대구 선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6월 A매치 휴식기에도 '휴식'이란 표현이 무색할 만큼 훈련 강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태국 클럽 치앙라이에서 가마 감독과 함께해본 베테랑 미드필더 이용래는 26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감독님은 경기 이상의 훈련을 원하고, 또 강조한다. 이번에 하루 2번씩 훈련했다"고 말했다. 가마 감독의 '한국식 체력 훈련'을 이겨낸 선수들은 후반 중후반에도 '체력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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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 감독은 모든 팀과 한 번씩 맞붙어보면서 K리그 적응력을 높였다. 2라운드부터 패하지 않은 이유다. 4라운드에서 강원에 0대2 패한 대구는 14라운드에서 강원을 상대로 3대0 완승을 따낸 게 좋은 예다. 가마 감독 부임 후 달라진 점은 비디오 미팅 시간이 늘었다는 건데, 이용래는 이 미팅에서 상대팀에 대한 디테일한 장단점이 공유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전북전의 경우, 사이드백의 공격 가담이 잦다. 우리가 내려섰을 때 상대 사이드백이 공격적으로 올라선다. 그때 측면으로 빠진 이근호 고재현 세징야에게 다이렉트로 패스를 찌르는 훈련을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선수, 관계자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가마 감독이 평소 강조하는 메시지는 "지지 않아야 한다"와 "적극적으로 싸워라"이다. 가마 감독은 시즌 초반 대구가 특정 경기에서 잘 한 뒤 다음 경기에서 부진하자 '이대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패가 3연패가 되고 무너지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마 감독은 또한 적극적으로 경합하라고 주문했다. 50대50 상황에서 공을 내줄 경우,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는 올시즌 그라운드 경합 성공 279개로 인천(306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공격 지역 인터셉트는 49개로 공동 1위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세징야의 가세를 빼놓을 순 없다. 스리백 중심의 단단한 수비를 구축한 대구는 세징야와 새롭게 가세한 장신 공격수 제카가 이끄는 파괴력 넘치는 공격으로 일격을 가하는 시스템이 자리잡았다. 대구는 세징야가 최근 5경기 연속 침묵한 경기에서도 2승3무 무패를 질주했다. 요원한 원정 첫 승, 선제 득점 후 실점하는 습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상승 흐름을 탄 것만은 분명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