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대부분 거기에 만족하고, 안주하게 된다. 하지만 간혹 특별한 인물들은 그 단계에서 한번 더 발전하기 위해 스스로를 갈고 닦는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경쟁자들이 범접할 수 없는 진짜 최강자로 진화할 수 있다.
한 경기에서 4~6호골을 몰아넣은 주민규는 이로써 득점왕 레이스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공동 1위인 무고사(인천), 조규성(김천)이 8골을 기록 중이고, 주민규가 2골 차로 이들을 뒤쫓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특히 이날 경기에 터트린 3골은 주민규의 '다재다능함'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머리와 양쪽 발로 1골씩 넣는 '퍼펙트 해트트릭'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주민규는 이날 전반 42분에 정 운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뒤로 물러나면서 이동하다가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공을 뒤로 따라가 정확히 머리로 꽂아넣는 움직임이 돋보였다.
주민규는 올해 '득점왕 2연패'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팀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에 집중했다. 윤빛가람, 최영준, 조나탄 링 등 겨울 이적시장에서 재능 넘치는 동료들이 대거 합류하자 "뛰어난 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추다 보면 더 많은 득점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던 주민규는 자신의 득점만 고집하기보다는 '팀 플레이'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초반 도움이 대거 늘어났다. 지난해 전 시즌 동안 1개에 그쳤던 도움이 올해 11라운드까지 무려 4개로 늘어났다. 자신에게 상대의 집중마크가 오자, 옆에 있는 동료에게 골 기회를 제공하며 팀을 살리는 플레이를 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의 득점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덕분에 현재 주민규는 K리그1 공격포인트 1위(10개)다. 자신도 살고, 동료도 살리는 플레이어로 한 단계 더 진화한 결과다. 아직도 시즌은 중반에도 못미쳤다. 과연 주민규가 어디까지 진화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