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신태용 매직'이 스즈키컵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수적 우위를 앞세운 인도네시아도 가만 있지 않았다. 맹공을 퍼붓던 인도네시아는 후반 42분 프라타마 아르한이 동점골을 폭발시켰다. 인도네시아는 2분 뒤 아르한이 싱가포르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내주며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았지만 나데오 골키퍼의 환상 선방으로 고비를 넘겼다. 기세가 오른 인도네시아는 연장 전반 1분 싱가포르 샤왈 아누아르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은데 이어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에기 마울라나의 쐐기골로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총공세에 나선 싱가포르는 연장 후반 14분 골키퍼 하산 수니마저 퇴장당하며 8명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승리로 신 감독은 결승 진출이라는 1차 미션을 달성했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매직에 열광하고 있다. 지난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했던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확 달라진 모습으로 결승행까지 성공했다.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A대표팀은 물론 U-20 대표팀 감독까지 맡으며 인도네시아 축구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23년 U-20 월드컵을 유치한 인도네시아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비롯해 U-20 월드컵, 올림픽,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한 신 감독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신 감독은 코로나에 확진되는 등 주춤했다.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며 '무용론'까지 나왔다.
스스로를 '난 놈'이라 하는 신 감독은 늘 최악의 순간, 드라마를 썼다. 2010년 약체로 분류되던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이끌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에는 골짜기 세대로 불렸던 U-23 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러시아월드컵에서는 2패의 위기를 딛고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독일을 잡는 기적을 연출했다. 경기 후 광란의 파티를 즐겼던 신 감독은 이내 평점심을 되찾고 "선수들의 운영은 아쉬웠지만, 결승까지 오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찾았다. 결승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했다. 신태용 매직은 과연 인도네시아에 첫 우승을 안길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