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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 시즌 K리그 오심이 도를 넘었다.
가장 최근은 지난 7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8라운드였다. 수원FC 입장에서는 초반부터 가슴이 타들어가는 경기였다. 이어진 석연찮은 판정들 때문이었다. 전반 6분 김건웅의 슈팅은 이한샘의 손에 맞았지만, 심판은 페널티킥을 불지 않았다. 33분에는 윤영선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이 났다. 결국 일은 후반 1분 터졌다. 0-0으로 팽팽하던 중, 광주가 코너킥을 시도했다. 광주의 공격수 펠리페가 몸싸움을 하던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마크맨이던 박지수의 목을 눌렀다. 이후 왼손으로 팔을 강하게 누른 후 점프했고, 그대로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만들었다.
박지수를 비롯한 수원FC 선수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과 교신했고, 온필드리뷰를 진행했다. 화면상으로 명백히 펠리페의 파울 장면이 이어지고 있었만, 주심은 그대로 광주의 득점을 인정했다.
박지수는 SNS에 자신이 펠리페에게 목을 눌리는 장면을 캡쳐해 SNS에 올렸다. '이게 축구냐(This is soccer?)'라는 문구도 삽입하며, 자신의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경기 후 인터뷰나 SNS로 심판 판정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할 경우, 징계를 받지만 박지수는 그대로 게시물을 올렸다. 그만큼 억울하다는 뜻이었다. 박지수는 결국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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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측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벌써 세번째다.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핵심 수비수 박지수가 퇴장을 당했는데, 모두 오심으로 인정이 됐다. 이번 광주전까지 세 경기 모두 이 오심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성남전(1대2 패)은 1-0으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박지수 퇴장 오심 후 경기가 뒤집혔고, 인천전(1대4 패)도 1-1 팽팽하던 상황에서 박지수 퇴장 후 급격히 추가 무너졌다. 이날 경기도 전반 좋은 경기를 했지만, 오심이 빌미가 된 이 실점으로 무릎을 꿇었다. 공교롭게도 세 팀은 수원FC의 잠재적 강등 라이벌들이라, 그 충격은 더욱 컸다. 수원FC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우리에게 손해를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승점 6점짜리 경기만 세번째다. 우리가 이로 인해 강등을 당하면 이 피해는 누가 보상할 것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 밖에 제주 유나이티드도 오심으로 눈물을 흘렸다. 지난 4일 수원FC전에서 경기 종료직전 주민규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VAR 결과 인정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이 소위원회 결과 오심으로 결론이 나며 허무하게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앞서 정동호의 태클도 경고를 퇴장으로 정정했다. K리그2 경기에서도 오심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오심은 'VAR 운영 시스템에 균열이 오고 있다'는 이상신호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주목할 것은 두가지 부분이다. 첫째, 최근 오심이 모두 온필드리뷰 후 벌어졌다는 점이다. 주심이 직접 영상을 통해 확인하고도 오심이 계속되고 있다. 8라운드는 그 어느때보다 득점 장면에서의 VAR 판독이 많았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어느 판정도 속시원하지 않았다. 명확해야 할 VAR이 오히려 의심을 낳는다는 점은 큰 문제다.
배정의 문제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원FC-제주전에서 오심을 했던 주심이 광주-수원FC전에서 VAR로 배정됐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배정이다. 일단 오심을 한 주심이 바로 다음 경기에 나서는 것도 문제지만, 해당팀 경기에 들어간 것은 더 큰 문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판정을 볼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 시즌 심판 배정을 모두 살펴보니 이같이 촌극이 처음은 아니었다. KFA 심판위원회에 문의 결과 "해당 주심이 오심을 한 것은 맞지만 이미 배정이 정해진만큼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시즌 VAR은 12명만 배정돼 있다. 국제축구연맹에서 VAR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며, 배정할 수 있는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 인원으로 K리그1, 2경기를 모두 커버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향후 VAR 숫자를 늘리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현장의 불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심판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연맹에서 협회로 이관된 상황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고, 국제심판을 너무 중용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이같은 문제가 이어질 경우, 그 동안 쌓은 신뢰에 한꺼번에 금이 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심판 판정은 존중돼야 한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하지만 오심이 반복되면 문제다. 경기의 질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팬도 떠난다. 시즌은 길지만 각 팀은 매경기가 절박하다. 버려야 할 경기는 단 하나도 없다. 하지만 심판 휘슬 하나에 공든탑이 무너지면 되돌릴 수 없는 아픔이 된다. 심판은 성역이 아니다.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오심 논란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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