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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 제 몸속에 귤피가 흐르는 것 같아요."
사실 초반부터 제주가 순항한 것은 아니었다. 이창민은 "초반만 해도 12월7일에 끝내자고 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하자는 이야기였다. 초반 안좋았을때도 의심은 없었다. 다만 쉽게 우승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다 중반부터 흐름을 타더라. 냉정하게 비길 경기를 이기고, 질 경기 안지고, 그러다보니 '될려고 하나보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꾸역승이 오히려 팀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K리그2는 생갭다 더 쉽지 않았다. 특히 템포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창민은 "개인적으로 맨투맨 수비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고, 압박도 거셌다. 무엇보다 이쯤되면 템포를 빨리 가져가겠지 싶은데, 상대가 오히려 늦추고, 템포 조절하겠지 싶을때, 빨리 가더라. 타이밍을 못잡겠더라. 거기서 혼란이 좀 왔다"고 했다. 이창민은 과거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후방에서 팀을 이끄는데 중점을 뒀다. 이창민은 "감독님이 '내려놓고, 다른 선수들을 빛나게 해줘라'고 주문해주셨다. 그런데 내가 워낙 공격적인 선수라 성향을 버리지 못하고 올라갈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감독님이 '네가 해야할 것은 이거다'라며 잡아주셨다"며 "이것도 나름 매력이 있었는데, 올라가서 슈팅 때리고 하는 횟수가 줄다보니 그런 갈증이 좀 있다"고 웃었다.
제주는 지난 시즌의 아픔을 빠르게 털어놨다. 이창민은 "사실 지난 시즌 냉정하게 '아, 이대로라면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실을 빨리 직시했다. 그때는 모두 따로따로 놀았다. 선수들이나, 프런트들이나 모두 실수만 안하자는 생각으로 했다"며 "하지만 이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다른 팀을 갖다놓은 느낌이다. 분위기나, 시스템적으로 모두 그랬다. 그래서 결과도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창민은 "2부에서 뛴게 많은 도움이 됐다. 다시는 내려오지 말자는 다짐을 했고, 자신을 더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이어 "이제 반을 채운 느낌이다. 내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반이 찰 것 같다"고 했다. 올 한해 딸까지 태어나며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연 이창민은 "개인적으로는 올해 보다 더 발전한 선수, 팀적으로는 '옛날의 제주가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드리는게 목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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