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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4년 재계약' 이창민 "이제 내 몸속에 귤피가 흐르는 것 같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12-18 06:59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 제 몸속에 귤피가 흐르는 것 같아요."

'제주의 심장' 이창민(26)은 마음 속에는 제주 유나이티드 뿐이었다. 이창민은 최근 제주와 재계약을 했다. 계약기간 4년. 군입대를 감안하면 전성기를 모두 제주에서 보내는 셈이다. 이창민은 "국내에 있다면 무조건 제주 뿐이었다. 좋았을때, 안좋았을때 모두 제주와 함께 했더라. 도민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외국에서 좋은 오퍼가 온다면 도전하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갈수도 있지만, 그때도 제주로 돌아올 것이다. K리그 내 다른 팀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제 내 몸속에 귤피가 흐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창민은 올 시즌 다시 한번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내외적인 어려움을 털고, 제주 승격의 일등공신이 됐다. 주장으로 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이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K리그2 MVP 후보에도 올랐다. 이창민은 "1년만에 다시 승격하게 됐다. 사실 주위에서 '우승후보'라고 하니까 부담이 컸다. 한경기, 한경기 결과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했다. 지면 못해서 지고, 비겨도 진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며 "그래도 처음 생각했던 목표를 이룰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사실 초반부터 제주가 순항한 것은 아니었다. 이창민은 "초반만 해도 12월7일에 끝내자고 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하자는 이야기였다. 초반 안좋았을때도 의심은 없었다. 다만 쉽게 우승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다 중반부터 흐름을 타더라. 냉정하게 비길 경기를 이기고, 질 경기 안지고, 그러다보니 '될려고 하나보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꾸역승이 오히려 팀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K리그2는 생갭다 더 쉽지 않았다. 특히 템포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창민은 "개인적으로 맨투맨 수비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고, 압박도 거셌다. 무엇보다 이쯤되면 템포를 빨리 가져가겠지 싶은데, 상대가 오히려 늦추고, 템포 조절하겠지 싶을때, 빨리 가더라. 타이밍을 못잡겠더라. 거기서 혼란이 좀 왔다"고 했다. 이창민은 과거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후방에서 팀을 이끄는데 중점을 뒀다. 이창민은 "감독님이 '내려놓고, 다른 선수들을 빛나게 해줘라'고 주문해주셨다. 그런데 내가 워낙 공격적인 선수라 성향을 버리지 못하고 올라갈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감독님이 '네가 해야할 것은 이거다'라며 잡아주셨다"며 "이것도 나름 매력이 있었는데, 올라가서 슈팅 때리고 하는 횟수가 줄다보니 그런 갈증이 좀 있다"고 웃었다.

이창민은 남기일 감독과 궁합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주위에서 소통이 부족한 분이라고 하셔서 걱정을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소문보다는 유하시다. 소통도 잘됐고. 무엇보다 배울 부분이 많았다. 스타일이 확고 하시다보니 그런 부분에 맞추면 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 승격 과정에서 보며 확실히 감독님의 역량이 절대적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믿고 따라가면 되니까 믿음이 갔다"고 했다.

제주는 지난 시즌의 아픔을 빠르게 털어놨다. 이창민은 "사실 지난 시즌 냉정하게 '아, 이대로라면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실을 빨리 직시했다. 그때는 모두 따로따로 놀았다. 선수들이나, 프런트들이나 모두 실수만 안하자는 생각으로 했다"며 "하지만 이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다른 팀을 갖다놓은 느낌이다. 분위기나, 시스템적으로 모두 그랬다. 그래서 결과도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창민은 "2부에서 뛴게 많은 도움이 됐다. 다시는 내려오지 말자는 다짐을 했고, 자신을 더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이어 "이제 반을 채운 느낌이다. 내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반이 찰 것 같다"고 했다. 올 한해 딸까지 태어나며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연 이창민은 "개인적으로는 올해 보다 더 발전한 선수, 팀적으로는 '옛날의 제주가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드리는게 목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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