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아 선수 말대로 연차 내고 왔어요."
대한축구협회는 고육지책으로 '남자축구 A대표팀 VS U-23 대표팀' 스페셜매치에 이어 여자축구 대표팀 스페셜매치를 마련했다. 코로나 위기단계가 1단계로 하향되며 '유관중'이 허용됐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경기 일정이 발표되면서 지난 2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이후 8개월만에 열리는, 시즌 첫 A대표팀의 경기를 고대했던 여자축구 팬들은 망연자실했다. 그나마 목요일 오후 7시로 예정됐던 경기가 오후 2시로 당겨졌다. 운동장 사용, 방송중계사 사정이 이유였다.
1년4개월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여자축구 스타' 이민아는 지난 19일 파주NFC 소집 직후 인터뷰에서 "목요일 경기라 어쩌지"라며 난감해 하더니 "직장인 팬 여러분, 연차라도 내셔서 저희 꼭 응원하러 와주세요. 그러면 큰 힘이 될 거예요"라고 호소했다. 이날 총 티켓수 1000장 중 판매량은 350장에 그쳤다. 입장관중은 441명이었다.
|
|
여자축구대표팀은 절실하다. 2010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 2010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사상 첫 16강,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2회 연속 진출 등 여자축구의 새 길을 열어온 황금세대가 유일하게 밟지 못한 올림픽 무대의 꿈은 간절하다.
앞으로 남은 네 달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경기후 기자회견에서 콜린 벨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축구도 영향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A매치를 할 경우 14일 자가격리 규정이 있다. 지금 상황에서 계획을 잡기 어렵다"고 불확실성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래서 이번 소집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오랜 시간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고, WK리그 장기 레이스를 하다 대표팀에 들어왔기 때문에 오늘 경기력이 100%가 아니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다음에 다시 돌아올 때는 더 좋은 훈련을 통해, 더 좋은 경기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WK리그의 경기강도와 A매치 국제대회의 경기강도가 다르다는 것을 각인시키고 있다. 고강도 훈련을 진행중"이라면서 현재에 집중할 뜻을 분명히 했다. "지도자 31년 인생에 이렇게 오래 쉬는 것은 나 역시 처음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소집에서 남은 시간도 만족스럽게 잘 보내도록 하겠다."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