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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포항 스틸러스의 축구는 파란만장했다.
그 핵심은 완델손이었다. 15골 9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2위의 득점 포인트를 올렸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없다. 포항의 레전드이자 '지장' 김기동 감독 체제가 굳혀지는 올 시즌이다.
완델손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지, 김 감독이 강조하는 강한 압박과 활동력, 그리고 빠른 공수 전환이 어떻게 이뤄질 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지난 29일 포항에서 만난 김 감독은 차근차근 시즌 플랜을 설명했다.
초반 포항은 수비가 많이 불안했다. "수비부터 하자고 계속 강조했다. 공격은 역습이 중심이었다. 김승대가 빨랐고, 완델손도 빨랐다. 그 시점에서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봤다"고 했다.
4연승을 거뒀다. 강력한 압박과 적절한 역습이 제대로 먹혔다. 하지만 이후 다시 내려갔다.
그는 "4연승 과정에서 상당히 불안했던 게, 선수들의 체력이었다. 스쿼드가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강한 활동력을 요구했는데, 체력적 부담감이 가중되는 시점이었다.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잘 되는 것을 포기할 순 없었다. 5연승의 고비에서 우리 경기를 하지 못하면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때부터 우려했던 문제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많은 딜레마들이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반등했다. "김승대마저 빠졌는데, 다행히 전북에서 잘 활용하지 않던 최영준을 눈여겨 봤다. 경남 승격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선수이고, 그만큼 능력이 있다. 우리 팀에 합류, 중심을 잡아주면서 뭔가 맞아 들어가는 모습이 있었다. 여기에 김광석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수비도 괜찮아졌다. 두 선수의 가세로 '팀 케미'가 상당히 탄탄해진 느낌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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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델손의 공백이 있다. 올 시즌 포항의 최대 숙제다. 김 감독은 "사실 완델손은 한국생활 5년 차 때 '포텐셜'을 터뜨린 선수다. 막판에 너무 잘해줬고, 같이 가고 싶었는데, 팀 사정 상 그러지 못했다. 팔라시오스가 우선 완델손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성향은 완전히 다르다. 완델손이 순발력과 기술적인 측면의 장점이 있었다면, 팔라시오스는 세밀함보다는 저돌적인 면이 매우 좋은 선수다. 특히 상대 수비에 압박을 주는 파워를 바탕으로 한 돌파가 상당히 좋은 선수"라고 했다.
포항의 또 다른 고민은 주전과 벤치의 차이가 많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백업 자원이 부족하다. 김 감독은 "김용환 심상민 전민광 등 주력 4명 선수들이 상주 상무에 지원서를 넣었다. 5월12일 쯤에 결정된다고 하는데, 그 선수들이 이탈하면 걱정이다. 단, 올 시즌은 11경기가 준 단축시즌이다. 우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올 시즌 포항은 외국인 선수 라인업에 변화가 많다. 그들은 '1588 라인'이다. 1(일류첸코) 5(오닐) 8(팔라시오스) 8(팔로세비치)이다.
팔라시오스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오닐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는 이미 6개월 국내리그를 경험한 상태다. 오닐은 성격이 상당히 좋다. 팀 적응력은 완벽하다. 정재용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긴 패스의 정확도가 상당히 좋다. 공수 전환이 상당히 빠르고, 활동력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FA컵에 대한 욕심도 있다. 최근 포항은 FA컵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욕심낼 만한 대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스쿼드가 두텁지 못하면서 리그 강등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FA컵에서 총력전을 펼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면돌파해 보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부드러운 소통을 하지만, 명확한 메시지도 선수단에 전달한다. 지난 29일 부산교통공사와의 연습경기에서 전반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어항에서 붕어를 꺼내면 살려고 '파닥파닥' 거린다. 어린 선수들은 그런 좀 더 저돌적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다음 연습 경기에서는 좀 더 많은 (몸상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짧고 명료하게 말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이끄는 '전통의 명가' 포항. 올 시즌 어떤 모습일까. 포항=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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