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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코로나, K리그는 뛴다]⑩새로 태어난 경남, 중심에는 '설기현'이 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4-13 05:59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뉴 경남'의 키워드는 '설기현'이다.

지난 시즌 경남은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갓 승격한 2018년, 아무도 예상치 못한 기적 같은 준우승 신화를 쓴 경남은 바로 1년 뒤 거짓말 같은 부진속에 2부로 추락했다. 지난 몇년간 경남 신화를 쓴 감독, 대표이사가 한꺼번에 옷을 벗었다. '경남이 꽤 오래 강등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하지만 기우였다. 경남은 빠르게 분위기를 바꿨다. 중심에는 단연 신임 설기현 감독이 있다. 올 시즌 새롭게 경남의 지휘봉을 잡은 설 감독은 온화한 성품을 앞세운 형님 리더십과 오랜기간 준비한 전술을 앞세워 선수단을 다잡았다. 전력강화팀과 절묘한 하모니를 보이며, K리그1에서 노리던 선수들을 영입해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시켰다.

뿐만 아니다. 사무국의 분위기도 전환시켰다. 경남 프런트는 유럽에서의 오랜 생활로 열린 마음을 지닌 설 감독을 앞세워 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개막을 앞둔 경남의 모습을 미리 들여다 봤다.


승리, 그 이상을 추구한다

경남의 올 시즌 목표는 단연 승격이다. 승격을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설 감독은 '어쩌다 챙긴 승점 3'을 지양하고 있다. 설 감독은 "우리는 단지 1부리그에 올라가는 게 목표가 아니다. 1부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축구를 펼치고 싶다.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하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일찌감치 제2의 인생으로 감독직을 구상했던 설 감독은 다양한 전술을 연구했다. 성균관대 감독을 역임하며 자신만의 전술에 대한 확신을 얻은 설 감독은 경남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체력훈련 대신 전술과 볼 중심의 훈련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드론, 태블릿PC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직 뚜껑을 열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주장' 하성민은 "진짜 축구를 배우는 것 같다. 접해보지 않은 방법이라 불안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가 더 크다"고 했다. 감이 아닌 데이터와 영상에 근거해 내리는 설 감독식 결정에 선수들은 절대적 지지를 보이고 있다. 설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 철저히 자율을 보장하고 있다.


설 감독은 "주변에서 '경남의 공격진이 좋으니까 수비적으로 축구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는 권유를 많이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멤버가 좋기 때문에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경남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 우리만의 축구를 꼭 완성시키겠다"고 했다.


사진제공=경남FC

사진제공=경남FC
도민 없이 축구단도 없다

경남은 지난 몇 년간 사회공헌 및 지역 밀착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설 감독 체제로 바뀌며 기류가 바뀌었다. 유럽에서 10년 넘게 뛴 설 감독은 지역 연고 및 홍보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경남 홍백전 자체중계 역시 설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경남 프런트는 설 감독을 앞세워 보다 본격적인 활동을 할 예정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실현해 수혜자를 늘리고 선수단의 적극적인 지역 밀착 활동 장려를 통해 도민들과 스킨십을 높이기로 했다.

경남의 자랑인 SNS소통은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SNS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로 호평을 받은 경남은 올해는 특히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기로 했다. 기존의 딱딱한 인터뷰가 아닌 선수들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재미 위주의 콘텐츠를 제작 할 계획이다. 올 시즌 초 신인들을 앞세운 '꽃보다 경남' 영상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경남은 치어리더를 적극 활용해 영상에 재미 요소를 더할 계획이다.


사진제공=경남FC
경기장도 손을 봤다. 일단 선수단 라커룸을 리모델링했다. 벤치도 경남의 색상과 엠블럼을 활용해 새롭게 만들었다. 관중석도 변화를 택했다. 본부석과 일반석 귀퉁이 쪽에 가족 또는 모임 단위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피크니석을 신설했고, 서포터스석에는 서서 응원 할 수 있는 스탠딩석이 들어서 응원 열기를 한껏 더 '업' 시킬 계획이다. 구단 사무국 옆에 있는 GFC-Supportium에는 인조잔디를 깔아 미니 축구장을 만들어 어린 팬들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노후됐던 매점도 새로 들어섰고, 메가스토어에도 팬들의 휴식터 및 미니 스튜디오를 꾸며,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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