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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마~" 마요르카 데뷔전, 기성용의 '캡틴본능'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3-08 10:21


라리가 중계화면 캡처

기성용 라리가 데뷔전<저작권자(c) EPA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조선 전영지 지가]라리가 도전에 나선 기성용(31)이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 데뷔전에서 팀 플레이어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기성용은 7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에이바르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펼쳐진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에이바르 원정 후반 37분 교체로 투입됐다. 이날 쐐기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한 '일본 신성' 쿠보 다케후사와 대한민국 캡틴 출신 베테랑 기성용이 교체됐다. 이천수, 이호진, 박주영, 김영규, 이강인, 백승호에 이어 7번째로 라리가 무대를 밟은 한국인 선수가 됐다.

2-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들어선 기성용은 중원에서 상대의 볼을 끊어내고 연결하는 한편 중원과 전방을 오가며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팀의 2대1 승리를 지켜냈다.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 승리를 지켜야하는 상황인 만큼 기성용의 모든 장점을 보여주기엔 부족했지만 기성용은 데뷔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안정된 모습인 것은 분명했다. 오랜만의 실전, 짧은 시간에도 볼을 소유하고 컨트롤하는 능력은 여전했다. 강등권 전쟁중인 마요르카의 올시즌 원정 첫승에 힘을 보탰다. 18위 마요르카는 승점 25로 17위 셀타비고(승점 26), 16위 에이바르(승점 27)에 바짝 다가섰다.

결코 손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특히 이날 '안방강호' 에이바르의 막판 추격은 거셌다. 후반 추가시간 페드로 비가스가 극적인 헤딩 만회골을 터뜨린 후 볼을 잡고 시간을 끄려는 마요르카 골키퍼 레이나를 향해 갈길 급한 에이바르 선수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멱살잡이까지 벌어졌다. 레이나는 물론 에이바르 세르히 엔리치, 요엘 로드리게스까지 옐로카드가 속출했다. 휘슬이 울린 후에도 싸움은 계속됐다. 벤치로 돌아오는 골키퍼 레이나에게 상대 스태프가 달려들어 몸싸움을 펼쳤다. 양팀 선수들이 엉긴 상황에서 '신입생' 기성용이 몸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 싸움을 말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말 마요르카 입단 2주만에 실전에 나선 기성용의 '주장 본능'이 라리가 그라운드에서도 그대로 표출됐다.

스코틀랜드 1부리그 셀틱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스완지시티, 뉴캐슬에서 지난 11년간 줄곧 주전으로 뛰어온 '캡틴' 기성용의 라리가 폭풍적응을 기대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빈센테 모레노 마요르카 감독은 기성용의 교체 투입에 대해 "사실 기성용은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다. 몸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가 3-0으로 앞서는 상황이 아니었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서 기성용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폼은 다소 떨어졌을지 모르지만 그의 경험치가 충분히 그 부분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기성용의 폼은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마요르카는 15일 오전 2시30분 바르셀로나와 홈경기를 치른다. 기성용과 리오넬 메시의 그라운드 만남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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