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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부담감 보다는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움츠러들었던 용이 다시 기지개를 켰다. 전 감독대행은 선수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자신이 국가대표 코치 등을 역임하며 쌓아온 전략을 그라운드에 풀어내기 시작했다. 반전은 이때부터였다. 전남은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10월 초 무렵에는 승강 플레이오프권을 노릴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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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이 바뀐 이후 전남은 끈질긴 힘을 되찾으며 시즌 후반 파란을 일으켰다. 구단 안팎에서 "이러다 승강 PO도 갈 수 있겠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실제로 확률상으로 매우 근접하기도 했다. 전 감독은 "두 번 정도 막판에 찬스가 있었다. 그걸 못 살린 게 너무 아쉽다. 특히나 10월 19일 부천과의 홈경기 패배가 너무나 아쉽고 뼈 아팠다"면서 "그래도 그런 경험들을 통해 느낀 바가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잘 준비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겨울부터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 감독은 지금 한창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 재구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접근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걸 올해 후반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목표가 뚜렷하고 마음 속에 간절한 선수들을 모으려 하는 데 생갭다 쉽진 않다. 그래도 나부터라도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 감독이 구상하는 내년 시즌 달라진 전남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코치로서 볼 때와 감독으로서 볼 때 선수들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진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데이터를 중요하게 여기겠지만, 인간적인 소통도 중요하다"며 "구체적으로는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단단한 팀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 공격하고, '팀'으로 수비하는 걸 추구한다. 공수의 밸런스가 잘 맞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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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 감독의 자신감과 포부는 전남 구단의 목표와도 일치한다. 전남 구단은 지난 16일 오후 전남 광양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전남 드래곤즈 창단 25주년 기념 및 시즌 성원 감사 송년의 밤'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조청명 사장은 '자립'과 '열정', '신뢰'의 3대 핵심 가치를 강조하며 "팬과 함께 행복한 명문 구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3년 안에 1부 승격과 ACL 진출 등을 일궈내 명문 구단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전 감독의 포부도 이런 구단의 가치 설정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전남의 힘찬 용틀임이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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