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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감독의 정열적인 제스처와 고함이 돋보였던 데뷔전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12-11 06:36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부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콜린 벨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58)이 데뷔전을 무난히 치렀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고, 2015년 이후 4연패를 당했던 중국과의 2019년 EAFF E-1 챔피언십에서 0대0으로 비겼다. 10일 오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괴롭혔다. 전반 27분 장 창의 왼발 프리킥은 중국 골키퍼 탕자리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이영주 윤영글 등이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벨 감독식 전술을 실전에서 처음 선보였다는 점, 기나긴 시즌을 마친 뒤여서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다는 점을 볼 때 절반의 성공으로 불릴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벨 감독만큼은 한국 여자팀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은 눈치다. 그는 점퍼차림으로 90분 내내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서 때론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고 격려했지만, 몇몇 장면에선 악을 쓰며 크게 아쉬워했다. 전반 28분경에는 자신의 이야기가 선수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꼈는지 벤치의 황인선 코치를 통해 대신 전달하기도 했다. 무승부 이상의 결과와 함께 내용까지 잡고 싶은 벨 감독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벨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전승으로 우승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벨 감독은 '중국을 상대로 잘 싸우고 있다'는 점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요구하는 듯 보였다. 데뷔전이자 동아시안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후반 35분경에는 쉬지 않고 전술 지시를 내리다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난 것도 몰랐다.


한국-중국전 경기 장면.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 10월 한국 여자축구 역사상 첫 외인 사령탑으로 부임한 벨 감독은 전술적으론 수비 조직력과 압박, 그리고 측면 스피드를 강조하는 한편, 선수들간의 소통과 생각하는 축구를 요구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훈련장에서 선수 개개인에게 모든 걸 알려주지 않고 마지막 판단은 선수들에게 맡겼다. "경기장에선 말을 많이 해야 한다"면서 선수들간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주문했다. 대학교수처럼 축구 영상에 대한 4인 1조 발표 과제도 냈다. 관계자는 "경기장에서 선수간 대화가 부쩍 늘어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선수들간의 '수다'는 끊이질 않았다.

이날 수비수 심서연, 골키퍼 윤영글, 측면 공격수 최유리가 1년 4개월만에 대표팀 복귀전을 치렀다. 벤치에는 '대학생' 신분인 2000년생 추효주가 대기했다. 벨 감독은 내년 2월 중요한 2020년 도쿄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훈련방식, 스쿼드 등에 변화를 줬다. 베테랑과 신예, 나아가 스태프들도 모두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눈치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자팀은 15일 대만, 17일 일본을 상대한다.
부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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