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벤투호가 2경기 연속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벤투호는 이를 감안해 경기 하루 전 베이루트에 입성했다. 공식 기자회견에만 나섰을 뿐, 경기 전 공식 훈련까지 건너 뛰었다. 리비우 치오보타리우 레바논 감독도 "지금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서 훈련을 하기 쉽지 않다. 같은 상황이라면 우리도 훈련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특히 경기를 앞둔 12일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텔레비전 연설에서 시위대의 해산을 명령하는 메시지를 남기며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대표팀 입성 후 군대의 총격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하며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시위대는 총을 든 채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각 도로를 점거했다.
당장 제3국 개최가 어려운만큼 AFC와 레바논축구협회, 그리고 KFA는 회의 테이블을 차렸다. 무관중 경기가 유력하다. 대규모의 관중이 모일 경우 벌어질 수 있는 혹시 모를 돌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 회의는 안전을 자신할 수 없는 레바논축구협회가 먼저 AFC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호는 평생 한번 경험할까 말까 한 A매치 무관중 경기를, 그것도 한달만에 두번이나 치를 것으로 보인다.
벤투호 입장에서는 차라리 잘됐다. 한국은 이미 레바논 원정에서 여러차례 어려움을 겪었다. 레바논 특유의 지저분한 경기운영, 잘 갖춰지지 않은 주변 환경, 감자밭 같은 그라운드 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관중들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들은 레바논 관중들의 열광적이고 거친 응원에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선수들을 향해 레이저를 쏘는 등 수준 이하의 행동까지 보였다. 관중들의 돌발 행동을 우려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보다, 아예 관중 없이 뛰는게 경기력에는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