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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vs'ACL' 서울-울산의 불꽃 공방전 '양 김(金)씨'가 해결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11-04 05:30


2019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울산현대의 경기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울산현대 선수들이 FC서울을 1대0으로 누른후 팬들과 환호하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1.0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우승 향한 꽃길, 김승규가 깔고 김보경이 닦았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울산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36라운드는 '승점 3'에 사활을 건 맞대결이었다. 울산은 우승을 향해, FC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바라보는 목표점만 다를 뿐이었다. 2위 전북과 4위 대구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는 중이라 더욱 그랬다.

외나무 빅매치답게 두 팀은 쫄깃한 명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울산의 1대0 신승으로 끝났지만, 구경하는 팬 입장에서는 손에 땀을 쥐어야 했다. 특히 FC서울은 패하지 않을 듯했던 이날 경기에서 두 번 울어 아쉬움을 더했다.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눈부신 선방에 연신 땅을 쳤고, '서울 킬러'라 불리던 김보경에게 결국 일격을 당하면서 '김보경 스토리'를 만들어주고 말았다. 울산은 지난 시즌 2승1무에 이어 올시즌에도 3승1무로 FC서울과의 맞대결에서 압도적인 우위의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축구장 밖에서 치열했던 '견제구'

이날 맞대결의 비중을 입증하듯 김도훈(울산), 최용수(FC서울) 감독은 경기 전부터 '견제구'를 던졌다. 올시즌 우승을 노리는 데다, FC서울전 무패행진 중인 김 감독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표정으로 "서울은 항상 우리를 벼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FC서울이 35라운드서 무승부로 전북의 승리를 막아준 것에 대해 "최 감독이 '(고맙다는)연락도 안해주냐'고 하길래 '비겨서 안했다'고 응수했다"는 우스개 뒷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최 감독이 강조하는 것처럼 팬을 위한 경기를 할 것"이라면서 "우승 경쟁이 최종전까지 간다는 각오는 하고 있지만 그전에 기회가 오길 바란다"면서 FC서울을 잡고 기회를 잡겠다는 본심을 나타냈다. 입심 좋은 최 감독도 가만 있을 리 없었다. 최 감독은 "난 ACL을 의식하지 않는다. 울산을 2년간 이기지 못했으니 무조건 이기고 싶은 마음뿐이다"면서 "과도기인 FC서울같은 팀이 1위팀을 꺾었을 때 선수들이 갖게 될 자신감, 팀이 도약하는 기회를 생각하면 놓쳐선 안된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어 최 감독은 "객관적으로 우리 전력이 밀리지만 축구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 않느냐. 난 김 감독보다 여유가 있다. 어차피 잃을 게 없다. 다급한 쪽은 울산일테니 오늘 경기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019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울산현대의 경기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 박주영이 울산현대 박용우의 수비 사이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1.03/



불꽃 공방전, 해결사 김보경이 잠재우다

두 팀 모두 베스트 전력은 아니었다. FC서울은 페시치와 고요한이, 울산은 주니오와 이동경이 결장했다. 예상대로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무척 신중했다. 골보다 승점이 더 중요했다. 초반 공격 점유율 7대3으로 울산이 우위를 가져간 가운데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를 주고 받았다. 전반 7분 울산 이상헌의 대각선 슈팅이 FC서울 수문장 유상훈의 슈퍼세이브에 막혔고, 13분에는 FC서울 이명주의 결정적인 슈팅이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오른발에 걸렸다. 탐색전이 끝났을까. 21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일진일퇴 공방전이 전개됐다. 22분 주세종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울산은 26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쳐 땅을 쳤다. 울산의 빠른 역습으로 이상헌이 문전에서 사실상 노마크 찬스를 맞았지만 슈팅에 너무 힘이 들어간 나머지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약속이라도 한듯 후반으로 접어들자 한층 불꽃을 튀었다. 후반 4분 이명주가 시도한 회심의 슈팅이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또 막히면서 상암벌 흥분지수가 고조됐다. 울산은, 골키퍼 김승규가 살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FC서울은 31분 슈퍼세이브에 또 울었다. 알리바에프가 페널티박스 옆으로 흐른 세컨드볼을 향해 강력하게 찼지만 김승규의 발에 걸렸다.

함성과 탄식만 교차하는 가운데 어느쪽이든 '해결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자 울산 김보경이 날아올랐다. 36분 자신이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서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FC서울로서는 '요주의 인물 1호'에게 당했다. 김보경은 준비된 해결사였다. 앞서 가진 FC서울전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FC서울을 만나면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날 울산의 핵심 골잡이 주니오가 결장했는데도 김보경에게 팬들의 시선이 쏠린 것도 이 때문이었다. 결국 김보경의 천금같은 결승골을 등에 업은 울산은 우승을 향한 '꽃길'을 계속 걷게 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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