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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알려진대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상당히 보수적인 스타일이다.
당연히 59년만의 우승 도전에 나선 아시안컵의 전략은 4-2-3-1의 극대화였다. 플랜B보다는 기존의 플랜A를 완성하는데 더욱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졌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대단히 고전했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가까스로 이기는가 하면,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는 연장전까지 치렀다. 결국 발목을 잡혔다. 8강전에서 카타르에 0대1로 패하며 우승은 커녕 4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아시안컵 이후 충전기를 보낸 벤투 감독은 새로운 카드를 꺼냈다. 4-1-3-2 였다. '지배하는 축구'라는 큰 틀을 유지하며 전형만 손을 봤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줄이고 공격 숫자를 늘렸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으로 올리며 공격을 강화했다. 결과는 좋았다. 볼리비아, 콜롬비아를 연파했다. 하지만 밀집수비에 나선 호주를 상대로 신승하는 등 4-1-3-2 역시 완전한 답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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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전을 통해 어느정도 해법을 찾는 모습이다. 일단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재미를 본 4-1-4-1 카드를 다시 꺼냈다. 공격 전개 형태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측면을 중심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좌우 윙백이 쉴새 없이 공격에 가담하며, 좌우 윙포워드들이 근접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의 역할이 빛났다. 이강인은 왼쪽을 기반으로 공간이 생기면 지체없이 볼을 보냈다. 밀집수비를 깨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스루패스인데, 이강인은 이를 제대로 보여줬다. 후반 황희찬이 침투할때 보내준 스루패스는 이날의 백미였다. 돌아온 남태희(알 사드)는 과거 같은 역동적인 드리블은 없었지만, 특유의 기술을 바탕으로 볼을 지키며 안정된 연계를 펼쳤다.
미드필드에서 확실하게 보내준 볼은 최전방 자원들이 마무리했다. 이날 김신욱(4골) 손흥민(2골) 황희찬(1골) 등 공격수들은 무려 7골을 합작했다. 4-1-4-1은 4-3-3과 혼용되는 형태였는데, 일단 김신욱을 가운데 두고, 황희찬, 손흥민이 쉴새없이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날 가장 특징적인 장면 중 하나였는데, 과거와 달리 페널티박스 안에 공격숫자를 늘리데 초점을 맞췄다. 손흥민이 2선까지 내려서며 연계에도 영향력을 미친 것과 달리 황희찬은 엄청난 침투력과 활동량으로 김신욱과 투톱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상대의 밀집에도 불구하고 박스 안에서 경쟁적인 숫자를 유지한 벤투호는 여러차례 슈팅 찬스를 만들었다.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이 손흥민 자리에 들어간 이후에도 활발한 공격력은 계속됐다. 벤투 감독이 스리랑카전에서 얻은 해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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