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앙투안 그리즈만(28·FC 바르셀로나)이 '절대지존'과 가까워지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한 걸까.
지난 5일 바르셀로나 캄누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친선전 성격의 '감페르컵'에서 그리즈만과 리오넬 메시(31)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흘렀다. 후반 34분 교체아웃된 그리즈만은 코치진의 격려를 받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부상으로 이날 출전하지 않은 메시는 그 순간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그리즈만이 먼저 손을 내밀어 터치하자 그제야 반응했다. 메시가 경기에 집중하느라 그리즈만이 벤치로 돌아오는 모습을 못 봤을 수 있지만, 스페인 가십지들은 '메시가 그리즈만을 무시했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다. 바르셀로나 벤치를 잡은 한 영상을 보면, 메시는 고개를 돌려 뒷자리에 앉은 호르디 알바, 아르투로 비달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지만, 바로 왼편에 앉은 그리즈만과는 대화를 하지 않는다. 일부 매체는 '둘이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고 벤치 상황을 묘사했다.
지난 6월, 한 차례 메시가 그리즈만이 아닌 옛 동료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의 재영입을 바란다는 보도가 나온 터. 지난달 1억2000만 유로 이적료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리즈만은 입단 8일째인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루이스 수아레스가 내게 전화해 축하와 환영 인사를 했다. 다른 선수들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하지만, 휴가중인)메시로부터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메시가 종아리 부상으로 미국 마이애미에 열릴 나폴리와의 친선경기 2연전에 출전하지 않게 되면서 둘은 17일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프리메라리가 개막전에서 처음 호흡을 맞출 예정.
사진=바르셀로나 SNS 영상 캡처
감페르컵에서 처음으로 발을 맞춘 수아레스는 미국 원정에 동행한다. 한 매체는 두 선수가 첫 훈련 중 말도 섞지 않았다고 보도했는데, 그리즈만과 수아레스는 미국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마테(음료)를 나눠마시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리즈만은 아틀레티코 시절 수아레스의 우루과이 대표팀 동료인 디에고 고딘(현 인터 밀란)과 둘도 없이 가깝게 지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8강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우루과이를 '제2의 조국'이라고 칭했다. 당시 수아레스는 "그리즈만은 그냥 프랑스 사람"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1년 뒤, 둘은 바르셀로나에서 동료가 돼 남미 전통차를 나눠마시고 있다. 물론 유럽을 위협할 만한 'MSG' 트리오로 거듭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즈만도 "빨리 적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셀로나 감독은 그리즈만이 메시, 수아레스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