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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감독 "이정협도 저렇게 뛰는데"…이정협 "동료들에게 미안할까봐"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5-15 05:50





"이정협처럼 그렇게 열심히 뛰는 선수가 없지."(조덕제 감독)

"뒤에서 몸을 날리는 동료들에게 미안해서."(이정협)

훈훈한 '주거니 받거니'다. 부산 아이파크는 올시즌 '화력축구'로 새로운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K리그2 11라운드까지 총 27골로 K리그 통틀어 압도적인 1위다. 2위가 K리그1 전북으로 19골이다.

부산이 수원FC 신화를 이끌었던 조덕제 감독을 영입한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부산의 '화력축구'는 벤치 지도력, 팀 조직력 등 여러가지 요인이 어우러진 결과다.

쏟아지는 골에 경기가 재미있으니 관중수도 동반 상승 중이다. 12일 광주와의 홈경기서 관중 6127명을 기록, 2019년시즌 자체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시즌 K리그2 전체 최다관중 2위 기록이다.

4월 중순 이후 부산의 화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노보트니와 이정협의 투톱이 제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과 괘를 같이 한다. 시즌 초반만 해도 허벅지 부상 등으로 고생했던 이정협이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생겨난 부수 효과다.

그래서일까. 조 감독이 부산의 화력축구를 설명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이가 노보트니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정협(28)이다. "이정협과 노보트니가 죽기 살기로 뛰며 상대를 힘들게 한다. 특히 이정협은 문전까지 수비 가담했다가 어느새 최전방으로 뛰어올라와 있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이정협처럼 그렇게 뛰는 선수가 어디 있겠나."

조 감독은 경기력 강화 미팅을 할 때 긍정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주로 좋은 플레이를 했던 장면을 편집해 공유한다고 한다. 이때 조 감독이 '모범사례'로 자주하는 말이 있다. "정협이도 저렇게 열심히 뛰는데 젊은 후배들도 그렇게 못할거 없잖아. 잘 연구해봐."




조 감독이 팀의 간판선수라고 괜히 띄워주는 게 아니다. 부산 구단의 경기별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정협은 12일 광주전에서 풀타임 뛰는 동안 '폭발적인 액션' 총 53회로 팀 내 1위였다. '폭발적인 액션'은 축구경기에서 일어나는 턴동작, 점프, 몸싸움 등을 말한다. 이정협의 경우 모든 움직임이 폭발적이기 때문에 수비 시에는 빠른 압박, 공격 시에는 순간적인 침투가 좋아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여기에 스프린트 횟수가 10회 정도로 다른 타깃형 스트라이커에 비해 많은 편이고, 후반까지 지속적으로 스프린트를 유지해 팀의 전방 압박에 앞장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구단 관계자는 말했다.

달라진 이정협의 활약상은 골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올시즌 현재 이정협은 8경기 5골로 경기당 평균 0.63골을 넣고 있다. 일본 J리그에 진출했던 2018년을 제외하고 2013∼2017년 5시즌 간 K리그에서 뛸 때 2017년 26경기 10골이 한 시즌 최다기록이었는데 경기당 0.38골이었다.

당시 이정협은 개막전부터 7경기 연속골의 대기록(2부리그 최다 연속골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A대표팀의 부름을 받는 등 승승장구 하다가 불의의 발목 부상 등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그때와 달리 부상 공포에서 일찍 털고 나와 더 나은 결정력을 보이는 중이라 기대감도 높아진다.

이정협에게 물었다. 올들어 죽기 살기로 뛰는 이유를. 이정협은 "우리 수비수들은 골을 먹지 않으려고 몸을 날리며 뛴다. 뒤의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앞에서 많이 뛰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선·후배들에게 미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서른으로 접어드는 나이, 매경기 그렇게 열심히 뛰는 게 힘들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정협은 "조덕제 감독님식 공격축구를 하는 게 재밌다. 더구나 우리팀이 골을 많이 넣어서 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힘든걸 모를 때가 많다"면서 "힘이 들 때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이 보약"이라며 활짝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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