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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과 대구FC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11라운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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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해 4월 21일, 두 팀은 상암에서 시즌 첫 대결을 펼쳤다. 토요일 오후 2시 경기. 당시 7221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무엇이 '숫자의 변화'를 가지고 왔을까.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성적이다. 지난해 초반, 서울과 대구는 나란히 위기를 겪었다. 당시 서울은 9위, 대구는 11위에 머물러 있었다. 대구는 단 1승만을 거둔 상태였다.
최용수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은 서울은 '배짱축구'로 차근차근 승점을 쌓고 있다. 최 감독은 "우리가 이전과 달리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선수들이 공 잡는 것을 피했다. 지금은 도전자 정신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대구는 올 시즌 돌풍의 팀이다. 견고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정승원 김대원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는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KEB하나은행 FA컵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전까지 대구와 서울은 나란히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었다. 대구는 1위 등극까지 넘볼 수 있는 위치였다.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상암 구장의 주요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대구의 서포터즈들은 자체적으로 단체 응원단을 조직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은 서울을 상징하는 검붉은색과 대구를 응원하는 하늘색 물결로 넘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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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가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던 것은 '스토리' 덕분이다. 최 감독과 안드레 감독은 현역 시절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둘은 지난 2000년 안양 LG의 우승을 이끈 '영광의 얼굴'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한 차례 격돌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상암에서 다시 만났다. 경기 전 최 감독은 안드레 감독을 '안 감독'이라고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안 감독은 팀을 K리그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현역시절에도 매우 묵묵하고 여유가 있던 친구"라고 회상했다. 안드레 감독 역시 "감독으로서의 최용수는 많이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 시절에 매우 완벽했다. 지도자로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카리스마가 있다"고 평했다.
최 감독과 조광래 대구 사장의 인연도 눈길을 끌었다. 둘은 안양 LG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최 감독이 "조 사장님이 참 무섭다"고 언급한 이유다.
이야기가 있는 라이벌 매치는 늘 관심을 모은다. 실제로 올 시즌 최다 관중(2만4019명)을 모은 대결은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다. 어린이날 열린 포항과 울산의 '동해안 더비'도 큰 관심을 받았다.
최 감독은 "전북과 수원에 이어 대구라는 좋은 팀을 만났다. 흥행요소다. 이야깃거리가 더 나와야 한다. 감독도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야 한다. 물러서지 않고 파이팅하는 축구는 팬들을 더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경기 뒤 아쉬움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날 대구 정태욱의 코뼈가 골절됐고, 대구선수들이 많은 경고를 받았다. 이에 대해 안드레 감독은 "영상을 보지 않아 확실하게 얘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왜 우리가 전반에만 카드(경고)를 4장 받았는지, 정태욱이 코뼈가 부러져 울고 있는 상황인데도 파울을 불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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