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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언니 몫까지" 태극낭자, WC 향한 간절함이 더해졌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5-07 17:36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오후 파주NFC에 입소했다. 선수들이 힘차게 뛰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07/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오후 파주NFC에 입소했다. 정보람과 장슬기가 훈련 전 인터뷰하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07/

7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최종 훈련에 소집된 태극낭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꿈의 무대'를 향한 마지막 생존경쟁. 선수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이 공존해 있었다. '에이스' 전가을(화천KSPO)은 "단단히 마음먹고 왔다.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를 악물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FIFA랭킹 14위)은 한국 여자축구 사상 최초로 2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태극낭자는 4년 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 예고돼 있다. 개최국 프랑스(4위)를 포함해 나이지리아(38위), 노르웨이(12위)와 함께 A조에 속했다. 개막전부터 쉽지 않다. 윤덕여호는 6월 7일 파리 파르크데프랭스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파리생제르맹의 홈구장인 파르크데프랭스는 4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또한, 선수단의 잇단 부상에 전력 누수가 생겼다. 그것도 골키퍼 포지션에서 연달아 부상이 나오고 있다. '맏언니' 김정미(인천현대제철)가 소속팀 훈련 중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쳐 소집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정미는 2003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16년 동안 여자대표팀의 골문을 지켜왔다. 지난해 요르단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했던 윤영글(경주한수원)이 무릎 부상으로 낙마한 데 이은 또 하나의 악재다.

게다가 강가애(구미스포츠토토)도 지난달 열린 경기에서 오른허벅지를 다쳐 재활 중이다. 강가애는 이날 훈련에 합류했지만,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윤 감독은 "정확한 경과는 일주일 정도 지켜봐야 한다"며 "골키퍼는 4명을 소집했다. 하지만 2명의 충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FIFA에 질의한 상황이다. 교체에 대한 답이 오는 대로 새 선수를 발탁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을 향해 함께 달렸던 동료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장슬기(인천현대제철)는 "(김)정미 언니와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게 마음이 무겁다. 언니의 몫까지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보람(화천KSPO)은 선배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책임감까지 안게 됐다. 그는 "(김)정미 언니의 부상이 선수들에게 부담이 된다. (강)가애 언니 몸 상태는 명확히 모르겠다. 훈련을 못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언니들 없는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겠다.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표팀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사이다. 지난 2013년 출범한 윤덕여호는 7년 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영광과 환희, 좌절과 슬픔을 함께 경험했다.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사상 첫 16강에도 올랐다. 지난해 4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였던 북한을 상대로 1대1 무승부를 기록, 2회 연속 월드컵 역사의 길을 쓰기도 했다. 그렇기에 태극낭자들은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한 발 더 달린다는 각오다. 장슬기와 정보람은 "(오히려) 선수들이 함께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언니들 몫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윤 감독 역시 "(선수들 부상에) 마음이 아프다. 우리 선수들도 마음 아파한다. 완쾌했으면 좋겠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강팀이 아니다. 상대는 강한 전력이다. 그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여자 축구에 관심을 갖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 발씩 나아가겠다. 준비를 잘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조소현(웨스트햄)과 지소연(첼시레이디스)은 14일 밤 합류 예정이다. 이민아(고베 아이낙)는 예정보다 빠른 11일 합류한다. 윤 감독은 17일까지 열흘간 선수들을 점검한 뒤 여자 월드컵에 나설 최종 엔트리 23명을 확정한다. 22일 전지훈련지인 스웨덴으로 떠나 스웨덴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 뒤 결전의 땅으로 이동한다.


파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오후 파주NFC에 입소했다. 전가을이 인터뷰하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07/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최종 훈련 명단(27명)

GK=강가애(구미스포츠토토) 전하늘(수원도시공사) 정보람(화천KSPO)

DF=김도연 김혜리 신담영 장슬기 임선주(이상 인천현대제철) 박세라 정영아(이상 경주한수원) 이은미(수원도시공사) 황보람(화천KSPO)

MF=강채림 이영주 이소담(이상 인천현대제철) 강유미 전가을(이상 화천KSPO) 김윤지 문미라(수원도시공사) 지선미(구미스포츠토토) 조소현(웨스트햄) 이민아(고베 아이낙)

FW=손화연(창녕 WFC) 지소연(첼시레이디스) 정설빈(인천현대제철) 여민지(수원도시공사) 이금민(경주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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