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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활용법' 고민하던 벤투, 결론은 '손톱'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3-20 16:38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일 파주NFC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23일 볼리비아(울산), 26일 콜롬비아(상암)와 평가전을 갖는다. 밝은 미소로 훈련을 하는 손흥민의 모습. 파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3.19/

지난 몇년간 한국축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손흥민 활용법'이었다.

손흥민은 한국축구가 보유한 보물이다. 그의 능력은 설명이 필요없다. 세계 최고의 무대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정상급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올 시즌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력을 지닌 손흥민은 매 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쏘아올리고 있다.

문제는 축구종가에서도 통하는 득점력이 대표팀만 오면 반감된다는 점이다. '손흥민 딜레마'는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도우미로 변신해 팀에 기여했지만, 우리가 손흥민에게 기대하는 것은 역시 골이다.

아시안컵 실패를 딛고 새롭게 출발한 벤투호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키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기용한 손'톱'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에서 왼쪽 미드필더 혹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됐다. 황의조(감바오사카)라는 확실한 스코어러가 등장하며, 손흥민은 득점 보다는 경기를 풀어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손흥민은 연계에서 많은 발전을 보이며 미드필드 위치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골문에서 멀어진만큼 그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벤투 감독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손흥민 활용법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했던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득점력을 살리는 쪽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벤투호는 19일 단 20분만 훈련을 공개했는데, 이후 비공개 훈련에서 손흥민 최전방 카드를 실험했다. 20일 인터뷰에 나선 나상호(FC도쿄)는 "흥민이형이 최전방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사실 그간 손흥민을 최전방에 기용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볼을 공급해줄 선수의 부재가 컸다. 손흥민은 탁월한 스프린트 능력을 앞세워 뒷공간을 침투하는 것을 즐긴다. 빠르게 침투한 뒤 탁월한 슈팅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주루트다. 소속팀에서는 이 타이밍에 맞춰 볼을 찔러 줄 수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라는 특급 도우미가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에릭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슛돌이' 이강인(발렌시아)을 비롯해 권창훈(디종) 백승호(지로나) 등 기술과 패싱력을 겸비한 미드필더들이 대거 합류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나상호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청용(보훔) 등 기존 자원들도 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에도 기존의 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대신 점유율에 비해 떨어지는 결정력은 손을 보겠다고 했다. 최고의 득점력을 보유한 손흥민이 답이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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