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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지단이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온 결정적 이유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3-12 09:52



지네딘 지단 감독의 마음을 돌린 것은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의 열렬한 구애였다.

지단이 돌아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12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단을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 6월 30일까지이다. 지난해 5월 유럽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한 후 전격적으로 팀을 떠났던 지단 감독은 10개월만에 레알 마드리드에 복귀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단 감독이 떠난 후 최악의 시기를 맞았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반납했고, 후임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 역시 5개월만에 짐을 쌌다.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무관이 확정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고전을 거듭하며 3위에 머물러 있고, 코파 델레이에서도 바르셀로나에 패하며 탈락했다.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약스에 패하며 16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솔라리 감독의 경질이 사실상 결정된 후, 관심의 초점은 누가 후임 감독이 될지에 쏠렸다. 조제 무리뉴 전 맨유 감독과 마우리치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특히 무리뉴 감독에 시선이 모아졌다. 맨유를 떠나 야인으로 있는데다, 페레스 회장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몇몇 언론은 부임을 기정 사실화하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놀랍게도 레알 마드리드의 선택은 지단이었다. 지단 감독은 선수로, 감독으로 모두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이다. 2006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지단 감독은 곧바로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의 지휘봉을 잡았다. 수석코치 등으로 지도자 수업을 마친 지단 감독은 2016년 라파 베니테스 체제 하에서 어려움을 겪던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았다. 지단 감독은 빠르게 팀을 장악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현행 체제 개편 후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은 유럽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1번의 리그 우승, 2번의 클럽월드컵 우승까지 두 시즌 반동안 무려 9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볼 수 없는 성공가도였다.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지단 감독은 돌연 팀을 떠났다. 명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페레스 회장과의 불화설이 가장 유력한 이유로 꼽혔다. 지단 감독은 선수 영입을 두고 페레스 회장과 여러차례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감독 후보에서 지단이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던 이유다. 다른 감독 후보들이 언론 지상을 달구는 사이, 페레스 회장은 지단 감독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12일 트라이벌 풋볼에 따르면 페레스 회장은 5일 전 지단 감독에게 오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단 감독에게 "나는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최고의 순간을 만든 당신과 사인했을때를 잊을 수 없다. 당신은 레알 마드리드를 살릴 수 있는 최고의 감독"이라며 적극적인 설득에 나섰다. 지단 감독의 마음도 움직였다. 알려진 것과 달리 지단 감독과 페레스 회장은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단 감독은 "내가 팀을 떠났던 것은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불화설을 일축했고, "내가 돌아온 것은 페레스 회장과의 통화였다. 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페레스 회장을 사랑한다.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물론 향후 투자에 대한 약속도 빼놓을 수 없다. 레알 마드리드는 몇몇 포지션을 제외하면, 여전히 세계 최고의 팀이다. 불화설이 나온 선수들 모두 지단 감독 체제 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시 말해 최근의 부진을 딛고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거론 되고 있는 킬리앙 음바페, 에당 아자르, 네이마르 등 공격진에 힘만 더해진다면 다시 옛 영광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러브콜을 뒤로 하고 지단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 돌아온 또 다른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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