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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초반 키워드는 단연 이변이다.
초반 의외의 결과들이 속출했다. 6일(이하 한국시각) 개막전이 시작이었다. 개최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79위 UAE가 FIFA랭킹 113위 바레인과 가까스로 1대1로 비겼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데다 열광적인 응원에 홈이점까지 등에 업은 UAE의 압승이 예상된 경기였다. 하지만 UAE는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다녔고, 후반 43분 페널티킥 동점골로 승점 1점을 챙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석연찮은 심판 판정이 아니었다면 패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
다른 경기 결과도 흥미로웠다. B조의 팔레스타인은 1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도 시리아와 0대0으로 비겼다. 팔레스타인은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에서 승점을 얻는데 성공했다. 인도는 동남아시아 축구의 맹주 태국을 4대1로 대파했다. 태국은 이 결과에 대한 충격으로 곧바로 감독을 경질하는 강수를 뒀다.
현상이 지속되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대회 초반 이어지는 깜짝 결과는 단순한 이변이 아닐 수도 있다. 아시아 축구는 최근 상향 평준화가 됐다. 한국, 일본로 대표되는 동아시아-이란, 사우디 등이 포진한 중동아시아의 양강 체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전하던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세력이 급성장했다. 이들은 축구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외국인 명장들을 영입하고, 필요하면 이중국적을 최대한 활용해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고 있다. 물론 유소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연령별 대표팀에서 시작된 이 흐름은 최근 성인무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은 바뀌고 있는 아시아 축구의 물줄기를 확인하는 무대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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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벤투호에게도 교훈을 준다. 사실 이전까지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멘탈'이었다. 첫번째는 '아시아 최고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었고, 두번째는 이와 상반되게 '우리가 아시아 최고인데' 하는 '안일함'이었다. 부담감으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면, 안일함으로 항상 대회를 어렵게 끌고 갔다.
벤투호는 이번 대회에서 나쁘지 않은 대진을 받았다. 조1위로 통과하면 4강까지 일본, 이란 등을 피할 수 있다. 이 나쁘지 않은 대진에서 이점을 얻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꽃길을 걷는 것도, 가시밭길을 걷는 것도 전부 우리에 달려 있다. 이변을 피하기 위한 방법, '부주장' 김영권(광저우 헝다)의 말에 해법이 있다. "선수들 모두 약체와 경기를 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자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선수들 모두 자만심을 100% 버리고 경기에 나설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설 것이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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