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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령탑 데뷔와 동시에 정상 정복. 누군가의 눈에는 참으로 '운'이 좋은 사령탑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한 시즌 동안 숱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정상을 밟았다.
"우리 팀이 시즌 초반에 경기력이 좋지 못한 때가 있었어요. 그때 2~3일 동안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선수들이 뭔가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때 한 선수가 다가와서 말하더라고요. '감독님께서 말씀을 안 하고 계시면 선수들이 더 어려움을 느껴요.' 그때 느꼈죠. 아, 내가 잘못하고 있구나. 그래서 선수들에게 곧장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그 뒤로는 더 많이 소통하고, 밝은 분위기로 팀을 끌어가려고 노력했죠."
그렇게 감독과 선수 사이에 신뢰가 생겼다. 아산은 단단해진 힘을 앞세워 우승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어느새 '형님리더십'의 표본이 됐다. 그리고 한 시즌 동안 사령탑으로서도 훌쩍 성장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선수들 덕분에 목표했던 성적을 거뒀고, 추구하는 축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지만, 올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요." 박 감독이 슬며시 미소지었다.
아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