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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전북을 떠나기로 한 최강희 감독(59)이 올 겨울부터 새 지휘봉을 잡게 될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과 계약하기 위해 직접 중국으로 건너간다.
최 감독이 백승권 전북 단장에게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으로 떠나겠다는 결심을 알린 건 이달 초였다. 최 감독은 이전까지 슈유후이 취안젠그룹 회장의 구두상 러브콜을 반신반의했었다. 그러나 지난 7일 울산과의 K리그1 32라운드가 끝난 뒤 곧바로 톈진 측으로부터 공식 계약서가 도착하자 중국행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 이후 계약서를 수정해 톈진 측에 보냈다. 다만 구단 내부 사정상 계약서 검토가 늦어지면서 톈진 측은 최 감독에게 직접 중국으로 날아와 사인하길 원했다.
사실 톈진 측은 10월 A매치 이후 펼쳐질 남은 슈퍼리그 5경기를 최 감독이 치러주길 바랐다. 그러나 최 감독은 그럴 수 없었다. 전북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원했다. 아무리 조기우승을 차지했다 하더라도 13년간 호흡을 같이 한 팬들을 비롯해 선수들과 구단을 저버린 채 무책임하게 떠나는 것은 최 감독에게 가혹한 일이었다. 의리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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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분위기는 두 경기만에 바뀌었다. 톈진 취안젠은 박 코치가 지휘하기 전까지 강등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지난 20일 상하이 선화와 0대0 무승부로 5연패 수렁에서 탈출한 뒤 지난 27일 광저우 부리 원정에서 6대2 대승을 거뒀다. 파투가 해트트릭을 쏘아 올렸고 순케가 멀티 골로 팀 승리를 도왔다. 톈진 취안젠은 순식간에 순위가 10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아직 살얼음 승부를 펼쳐야 하지만 최 감독이 아직 팀을 맡지 않은 상황에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최 감독은 오는 31일 계약서에 사인한 뒤 선수들과 첫 상견례를 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