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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전북의 '프로의식' 우울했던 수원을 또 울리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10-28 17:52





전북 현대가 복수전에 성공하며 우승 뒷풀이를 했다.

전북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34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서 2대0으로 완승했다.

우승을 확정한 터라 승패에 큰 의미가 없었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수원에 패했던 아쉬움을 달랜 것에 홈팬들은 열광했다.

전북 '복수혈전 아냐' vs 수원 '너무 힘들다'

경기 시작 전 두 팀의 분위기는 엇갈렸다. 전북은 예상대로 여유가 넘쳤다. 이미 리그 우승 시상식까지 마친 전북은 더이상 이룰 게 없어보였다. 다면 주변에서는 상대가 수원이고 게다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패배한 사실을 두고 '복수혈전'이 될 것이란 전망을 했다. 하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ACL은 ACL이고, 복수 그런 건 아니다." 최 감독은 '프로의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사실 요즘 나도 그렇고, 우승을 확정했기 때문인지 훈련장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대로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프로로서 기본을 지키자고…, 홈경기이고 팬들께 최선을 다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뛰자고 했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출전 기회가 없던 선수를 기용할까 고민 많았지만 최선을 다하는 홈경기를 보여주고 싶어 베스트를 가동했다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전북과 달리 수원은 베스트 멤버들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하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난 17일 FA컵 8강전부터 강행군을 한 수원은 31일 울산과의 FA컵 준결승까지 치러야 한다. ACL을 놓친 터라 FA컵이 남은 희망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수원에게 유독 불리하게 짜여진 FA컵 준결승 일정은 해도 너무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 게 버텨온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데 스케줄같은 외적 요인으로 선수들 사기를 떨어뜨릴 우려가있다"고 격정을 토로했다.

폭풍우도 막지 못한 라이벌전

이날 선발 출전 전력만 놓고 보면 수원의 열세가 확실시됐다. 수원은 데얀, 신화용 이기제가 아예 제외됐고 염기훈 박기동 최성근은 벤치 대기했다. 반면 전북은 역대 4번째로 500경기 출전 대기록을 달성하는 이동국을 필두로 사실상 베스트를 가동했다. 경기 초반 전북이 수원을 몇차례 공략했지만 큰 위협은 아니었다. 전반 20분 이후 비바람과 함께 흐름이 조금씩 바뀌었다. 킥오프 전까지 청명한 가을 날씨였는데 갑자기 태풍 버금가는 바람과 함께 게릴라성 호우가 쏟아붓기 시작했다. 천둥-번개를 동반했고 선수들은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수원의 반격도 달아올랐다. 불리한 경기일정까지…, 힘들 게 살아오면서 단련이 됐을까. 악천후에서 수원이 힘을 내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홈 승리의 '기본'을 지키고자 했던 전북과의 불꽃은 거세졌다. 39분 이동국과 공중볼을 다투던 이종성이 머리가 찢어져 붕대 투혼에 들어갔고, 후반 3분에는 이종성의 파울 수비에 화가 난 김민재가 충돌 직전의 험악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런 가운데 전북은 상대의 투혼 수비에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코너킥 상황에서 손준호의 헤딩슛이 들어갈 듯 했으나 골문 커버를 하던 김종민의 머리에 막혔고, 후반 세트피스에서는 홍정호의 강력한 헤딩슛이 골키퍼 노동건의 슈퍼세이브에 걸렸다. 후반 20분쯤 폭우가 잦아들고 시간이 흐르면서 수원은 우려했던 체력적 한계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전북 특유의 '닥공'에 힘겹게 버텨가더니 35분 교체 투입된 김신욱에게 일격을 맞았다. 이승기의 한박자 빠른 패스에, 느려진 수비수 사이를 침투한 김신욱이 오른발 논스톱으로 마무리했다. 불과 4분 뒤에는 로페즈가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은 뒤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를 박았다. 지친 수원은 더 버틸 여력이 없었다. 경기 종료 직전 전북 신형민과 수원 선수들이 거칠게 드잡이를 하면서 두팀의 올시즌 마지막 라이벌전은 흥분으로 마감됐다.
전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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