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우승]최강희 감독 "조기우승, 모든 선수들이 집중을 해 얻은 업적"

전북 현대가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우며 K리그 정상에 섰다. '스플릿 시스템 돌입 전 조기우승'이다.

전북은 7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원정 32라운드 겸 '현대家 더비'에서 2대2로 비겼다.

후반 8분 전북의 로페즈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13분 울산의 미드필더 한승규에게 동점골, 후반 37분 김인성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손준호가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키커로 나선 이동국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무승부에도 전북은 23승5무4패(승점 74)를 기록, 같은 날 제주에 덜미를 잡힌 2위 경남(승점 55)과의 격차를 19점으로 벌리며 남은 6경기에 상관없이 자력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야말로 '언터처블'이다. 전북은 지난 10년 사이 무려 6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창단 첫 우승 트로피에 입 맞췄던 전북은 2011년, 2014년, 2015년, 2017년에 이어 팀 통산 여섯 번째 별을 달았다.

전북은 K리그2(2부 리그) 소속 성남FC 전신 성남 일화가 보유한 K리그 최다 우승 기록(7회)에도 바짝 다가섰다.

이번 우승이 더 값진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013년부터 문을 연 스플릿 시스템이 작동되기 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최초의 팀이 됐기 때문이다. 2013년 이후 가장 빠르게 우승을 확정 지은 팀도 전북이긴 했다. 2014시즌 35라운드였다. 조기우승이긴 했지만 스플릿 시스템에 돌입한 뒤였다.

경기가 끝난 뒤 최강희 감독은 "2009년 첫 우승이 기억이 남는다. 되돌아보면 내가 크게 한 게 없다. 1년 내내 분위기를 깨지 않고 온 보람이다. 내가 선수들에게 칭찬에 인색하고 전북이 어느 순간 매 시즌 우승을 해야 하는 팀이 되면서 선수들이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겨 내주고 여기까지 왔다. 항상 리그 우승이 쉽지 않다. 8~9개월간 모든 선수들이 집중을 해야 얻은 업적"이라고 밝혔다. 울산=김진회 기자 [e-mail]

-총평.

여섯 번째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어려운 가운데 희생해줬다. 원정경기 어디를 가나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분명 밖에서 보면 1강이라고 하지만 올해도 동계훈련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베테랑 선수들이 헌신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고생한 선수들한테 감사한 마음 뿐이다.

-6번째 우승은 어떤 의미인가.

2009년 첫 우승이 기억이 남는다. 되돌아보면 내가 크게 한 게 없다. 1년 내내 분위기를 깨지 않고 온 보람이다. 내가 선수들에게 칭찬에 인색하고 전북이 어느 순간 매 시즌 우승을 해야 하는 팀이 되면서 선수들이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겨 내주고 여기까지 왔다. 항상 리그 우승이 쉽지 않다. 8~9개월간 모든 선수들이 집중을 해야 얻은 업적이다.

-울산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데.

울산에 꼭 강하다기보다는 서울, 수원 등 라이벌전과 1~2위 경기 등 리그에서 고비가 되는 경기가 있는데 우리 스스로 이겨냈다. 그래서 승점차를 벌리고 우승을 할 수 있었다. 강팀의 조건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들을 이겨야 한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는 무승부가 적었기 때문에 일찍 우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중국 톈진 취안젠행 기사가 났는데.

이 시기만 되면 내가 중국에 가 있다.

-후반 막판 역전골을 허용했다. 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나.

이날 경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울산이 홈에서 강하게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내 예상보다 울산 경기력이 굉장히 좋았다. 역전이 됐을 때는 우승을 홈으로 미뤄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우승을 이뤄내줬다.

-10년간 6차례 우승했다. 향후 전북이 K리그에 해야 할 것은.

아쉬운 것이 ACL 8강 1차전이다. 이전 상주전을 포기해야 했었는데 욕심이 화가 됐다. 그것이 1차전까지 연결됐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노하우와 경험을 가지고 극복을 해왔는데 아쉽게 됐다. 매년 우승을 목표로 팀을 운영해야 한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선수보강도 잘해서 내년을 대비해야 할 것 같다.

-K리그에서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데.

나는 리그 자체가 축소된다든지 위축받으면 당장 ACL에서 K리그 팀들의 경쟁력이 떨어질까봐 염려가 된다. 선수보강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힘들 수 있다. 리그는 하향평준화되듯 가고 있다. ACL 경쟁력이 없어지는 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