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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역전패다.
수원 삼성이 3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가시마 사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1차전서 가시마 앤틀러스에 2대3으로 패했다.
2골을 먼저 퍼부으며 다 잡았던 승기를 경기 후반부를 버티지 못하면서 내준 분패였다. 원정에서 멀티 득점을 했지만 1점차로 패한 수원은 오는 24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2실점 이상 하지 않는 한 1골차로만 승리해도 희망을 살릴 수 있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이 미미한 승부였다. 원정 경기라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란 예상을 보란듯이 뒤엎은 경기 초반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일찌감치 결실이 나왔다. 전반 2분 오른쪽 코너킥에서 염기훈이 특유의 왼발 칼날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수 우치다의 왼쪽 어깨를 맞고 골라인을 넘어갔다.
하지만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가시마가 아니었다. 우려했던 수원의 수비 실수도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오른 측면을 돌파한 나가키가 페널티박스로 파고든 세르징요에게 패스한 것을 박종우가 태클로 1차 저지하려 했지만 불안정했다. 세르징요는 '마르세유 턴' 기술을 과시한 뒤 날카롭게 크로스했다. 장호익이 스즈키에 앞서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이 되고 말았다.
가시마의 공세 수위가 높아진 후반, 수원은 25분 가량 잘 버티는가 싶더니 서서히 집중력 저하 고질병을 드러냈다. 선수 교체로 전열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사이 허를 찔렸다.
후반 39분 막 교체 투입된 니시가 오른 측면을 돌파하며 크로한 것을 쇄도한 세르징요가 해결했다. 미드필드의 수비 대응이 느슨해지면서 뒷선까지 뚫린 실점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나쁠 게 없던 수원은 막판까지 버티려고 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인 48분 상대의 프리킥을 수비하다가 집중력 상실에 불운까지 겹치며 무너지고 말았다. 골키퍼 신화용이 쳐낸 공을 수비라인에서 걷어내지 못한 가운데 우치다가 내지른 중거리슛이 수원 수비수맞고 굴절되며 실점이 됐다. 다 잡았던 고기를 놓친 수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그만 주저앉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