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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스타리카]새 캡틴 손흥민 "주장 맡았지만 팀 리더는 (기)성용형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9-07 23:04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벌였다. 남태희가 추가골을 넣은 후 어시스트를 한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9.07/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벌였다. 손흥민이 패스를 한 선수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9.07/

"내가 주장 완장을 찼지만 우리 팀의 리더는 성용이형이다."

손흥민은 겸손하기까지 했다. 자기를 먼저 내세우지 않았다. 주장이 됐지만 그는 팀의 리더로 기성용을 꼽았다.

그는 "나는 아직 A대표팀에서 중간 위치에 있다. 형들도 많다. 오늘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 형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늘 같은 템포의 경기는 힘들지만 재미있다"면서 "우리 대표팀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벤투호 첫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역할은 '프리'했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처럼 움직였다. 좌우 측면을 넘나들었다. 이재성과 자유롭게 위치를 맞바꿨다. 상대 수비수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수비시에는 미드필드진까지 내려왔다. 자신이 볼을 빼앗긴 경우는 끝까지 상대 선수를 따라가 다시 빼앗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그런 손흥민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에 큰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전반 34분 남태희가 유도한 PK를 찼다. 그런데 손흥민의 PK킥이 코스타리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실축. 그런데 맞고 나온 공이 이재성 앞으로 흘렀고, 이재성이 왼발로 차 넣었다.

신임 한국축구 A대표팀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벤투호 1기 캡틴이 됐다. 벤투 감독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자신의 데뷔전인 코스타리카와의 친선 A매치에서 주장 완장을 손흥민에게 맡겼다.

손흥민은 5일 인터뷰에서 "감독님과 주장에 대한 얘기를 했다. 기성용형 같은 좋은 주장이 있다. 감독님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코멘트로 봐서는 벤투 감독은 손흥민과 미팅을 통해 의중을 확인했다. 그리고 벤투 감독이 최종적으로 손흥민에게 주장을 맡기기로 확정했을 것이다.


손흥민은 선배 기성용(뉴캐슬)으로부터 A대표팀의 캡틴 역할을 이어받았다. 손흥민은 이미 검증된 주장감이다. 그는 와일드카드로 후배들을 이끌고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말레이시아전 패배,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8강 혈투, 한-일 연장 결승전 등의 여러 우여곡절을 뚫고 우승을 이끌었다. 김학범 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이 많이 성숙해졌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도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으로 기적같은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쐐기골을 넣기도 했었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은 A대표팀의 주장을 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벤투 감독이 길게 4년을 위해선 올바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이미 A매치 71경기(23골)에 출전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또 그의 대표팀 내 비중은 절대적이다. 선후배들은 모두 손흥민의 기량과 경기력을 인정한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한국 축구의 기둥이다. 또 나이로도 26세로 중간에서 선후배의 가교 역할을 할 적임자이다. 이미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여러 주장들의 역할을 보고 배웠다. 또 대표팀에선 박지성 기성용 장현수 등이 어떻게 하는 지 잘 봤다.

손흥민은 후반 37분 교체 됐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후배 이승우와 교체됐다. 관중석에선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주장 완장을 수비수 김영권에게 넘겨주었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34분 남태희의 두번째골의 시작점이 됐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남태희는 치고 들어가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었다. 한국이 2대0 승리했다.

이제 손흥민의 '캡틴' 시대가 활짝 열렸다. 고양=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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