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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결국 조성환 제주 감독은 포백 전환을 선언했다. 조 감독은 주변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스리백 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스리백을 더 편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리백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포백에 대한 불안감을 보였다. 하지만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었다. 제주는 2일 포항과의 원정 경기(2대2 무)에서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지난해 6월 징계로 수비진이 붕괴된 강원전(1대2 패)에서 한차례 포백을 사용한 이후, 1년3개월만에 실전에서 가동된 포백이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일단 공격이 살아났다. 3-4-1-2 형태에서는 좌우 윙백들의 공격력이 부족해 중앙에 하중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앞선에서 공격을 이끌어줘야 하는 외인 공격수들의 부진까지 겹치며 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4-4-2에서 좌우 윙어들이 적극적으로 공간을 만들며 공격 패턴이 더 다양해졌다. 중앙에 포진한 '에이스' 이창민도 살아났다. 진성욱과 마그노의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활발한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물론 보완할 점도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는 제주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조 감독은 이 기간 동안 포백 라인 완성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포백 전환이라는 최후의 수까지 꺼내든 제주, 이 모험이 통할 경우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