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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범슨'과 '박항서 매직'이 아시안게임에서 맞붙는다. 복잡하고도 미묘한 대결이다.
오랜만에 지략 대결이 펼쳐진다. 김 감독은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아 금메달에 도전한다. 박 감독이 따내지 못한 금메달이다. 상황만 놓고 보면, 더 부담스럽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박 감독은 이미 베트남의 역사를 썼다. K리그 경력에서 다소 밀리는 박 감독은 베트남의 '축구 영웅'이다. 선수들을 끊임 없이 독려하며 힘을 불어 넣는다. 게다가 선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여러 차례 강팀을 무너뜨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5경기를 치르는 동안 8골을 넣으면서, 1골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난적인 일본, 바레인을 모두 넘어섰다. 또 다른 새 역사가 눈앞이다.
김 감독에게는 베트남의 촘촘한 수비를 무너뜨릴 전략이 필요하다. 조별리그에서 만난 말레이시아전에서 1대2로 패한 기억이 있다. 말레이시아는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리면서 한국을 이기는 데 성공했다. 먼저 골을 내주면 모든 게 꼬여버린다. 최근 황의조 손흥민 이승우 등 공격진의 컨디션이 좋은 만큼, 유기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박 감독은 이를 막아야 한다. 지금까지 무실점 중이지만, 한국은 또 다르다. 그동안 무실점을 지켜온 우즈베키스탄도 한국에 4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 감독이기에, 베트남의 전술에 관심이 쏠린다.
물러 설 수 없는 승부다. 역사에 도전하는 한국과 베트남. 그들의 운명은 한국인 감독의 지략에 달려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