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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사퇴아닙니다."
수원 구단은 2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서 감독의 사퇴의사를 '오피셜'로 냈다.
오피셜은 '수원 삼성블루윙즈 축구단 서정원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서정원 감독은 지난 27일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최근 성적에 대한 책임감 및 일신상의 이유로 감독직 사임 의사를 구단 측에 전달했습니다. 구단은 2014, 2015시즌 K리그 준우승, 2016년 FA컵 우승 등을 이끌고, 팀 주축 선수들의 육성에 기여한 서 감독의 사퇴를 만류 중이며, 당분간 감독 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빠른 시간 내 팀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짤막한 내용이다.
여기서 구단이 서 감독의 사퇴 발표를 놓고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구단은 현재 오피셜에서 밝힌 내용대로 서 감독의 사퇴를 만류 중일 뿐 아직 사퇴가 확정된 게 아니라고 못박는다.
수원 구단이 서 감독의 사퇴 발표를 하게 된 속사정이 있다. 전북과의 8강전 때문이다. 당초 계획대로는 28일 수원 선수단이 전주로 이동해 이날 오후 양팀 감독의 경기 전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서 감독은 27일 오후 구단 측에 사퇴의 뜻을 전했고 28일 오전 구단 대표이사까지 면담에 나서 만류했지만 아직 서 감독의 뜻을 꺾지 못한 상태다.
전주로 이동한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고 칩거에 들어간 서 감독이 기자회견에 등장하지 않을 경우 모양새가 더 이상해진다. 사전 예고도 없이 ACL 규정에 정해진 기자회견에 불참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결국 수원 구단은 기자회견 개시를 앞두고 서 감독이 자진 사퇴의사로 인해 회견에 임할 수 없음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구단은 설득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서 감독의 사퇴의사를 공개하지 않고 건강상의 이유로 잠깐 휴식을 갖기로 한 것으로 발표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했다. 그러나 그럴 경우 주변의 억측만 양산되고 ACL과 리그 운영에 혼선을 가중시키는 등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해 현재 상황에 대해서만 정확하게 브리핑하기로 했다.
수원 구단은 "전북과의 8강전이 없었다면 서 감독의 사퇴의사를 서둘러 발표할 이유가 없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서 감독이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돌아선 팬심에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큰 것 같아 설득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