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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스페셜인터뷰]북한 체육교류 전문가 김경성 이사장 "북한 축구선수, K리그 입단 추진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8-23 05:20


남북체육교류협회 김경성 이사장 인터뷰.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8.01/

남북체육교류협회 김경성 이사장 인터뷰.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8.01/

남북체육교류협회 김경성 이사장 인터뷰.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8.01/

지난 5월 남북한 정상의 판문점 회담 이후 한반도에는 빠르게 평화 모드가 조성됐다. 맨 앞 줄에는 스포츠가 있다. 정치 경제 사회에 앞서 스포츠는 한반도의 평화의 전령으로 전면에 나서 있다.

김경성 남북스포츠교류협회 이사장(59)은 요즘 가장 바쁜 인사 중 하나다. 그는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엔 '북한과 매우 친밀한 인물'로 낙인 찍혔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김경성 이사장을 찾는 인사들이 부쩍 많아졌다. 북한과의 스포츠 교류를 위해선 김 이사장의 풍성한 인맥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남북 경협 거점도시인 경기도 포천 출신이다. 현재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뿐 아니라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위원장 등으로 남북 관계에 폭넓게 관여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금융보험서비스 업체를 운영해 큰 돈을 벌었다. 그러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축구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포천축구센터 이사장을 맡았고, 중국에 훙타스포츠클럽 축구장을 빌려 전지훈련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북한 축구 관계자를 만났고, 지금의 대북 교류 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 평양엔 그의 이름을 딴 '김경성 체육인 초대소(호텔)'까지 있다. 북한은 김 이사장이 그들의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남북 교류가 본격화 되고 있는 시점. 이달 초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김경성 이사장을 만났다.

평양서 유소년 대회를 마치고 19일 돌아온 김 이사장은 20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10월(춘천)과 내년 4월(원산 또는 개성) 두 차례 아리스포츠컵 교류전을 열기로 합의했다. 또 올해 12월 중국 쿤밍에서 한국 프로축구팀과 북한 4.25팀의 친선 경기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남북 유소년 축구 사업을 꾸준히 해온 걸로 알고 있다.

8월 대회(8월 15일~18일)까지 하면 21번이다. 남북한에서 13번, 중국서 8번 이다. 이번엔 6개국 8개팀이 참가한다. 공식 명칭이 '제4차 아리스포츠컵 15세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다. 4일 동안 한다. 우리나라에선 강원도팀과 연천군팀이, 북한에선 4.25체육단과 여명이 참가한다. 그리고 러시아, 벨라루스, 중국, 우즈베키스탄에서 한팀씩 온다.


-남북스포츠교류 전문가로 활동해왔는데 양측 스포츠 관계자들의 시각은 어떤가.

그동안 우리 남북은 단절된 기간이 길었다. 서로 이질감이 강하다. 국가적 갈등은 스포츠를 통한 접근 방법이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이다. 스포츠는 UN과 올릭픽 정신이라고 본다. 남북은 환경이 안 좋을 때마다 스포츠를 외면했다. 우리는 이전 보수 정권 때는 스포츠까지도 교류를 중단시켰다. 이건 UN 정신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본다.

-스포츠가 정치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 것 아닌가.

우리는 대북정책이 너무 들쭉날쭉한다. 대북정책은 시스템 보다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때 그랬다. 대북정책은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 그 누구 어느 대통령이 되더라도 남북 관계를 해쳐서는 안 된다. 남북 정상간의 대화는 그동안 정권이 바뀌면 뒤집어졌다. 그렇지만 남북스포츠교류협회는 지속적으로 계속 일했다. 우리는 지속적이며 일관된 정책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남북 유소년 축구 교류가 대표적이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해왔다. 남북 스포츠 교류는 일회성 이벤트로는 안 된다. 이런 건 언제라도 중단된다. 정치적 이벤트가 돼선 안 된다. 남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관되고 지속적인' 사업이어야 한다. 정치가 스포츠 교류에 개입되고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 2009년부터 우리 정부는 남한에서의 축구 교류를 막았다. 2014년부터 다시 한반도에서 하게 됐다. 다시 재개되면서 1회는 연천군에서 했고, 2회는 평양, 3회는 중국 쿤밍에서 했다. 중국 쿤밍에서 남북 유소년 대회 때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참가해서 북한 고위 관계자를 만나 남북 대화의 물꼬를 텄다. 그게 계기가 돼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의 참가로 이어졌다. 남북 정상 회담, 북미 정상 회담의 기초는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국가의 갈등을 풀기 위해선 스포츠 교류가 선행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서 스포츠의 역할이 중요하다.

-남북이 스포츠를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다른가.

북한의 스포츠 수장은 총리급(국가체육지도위원회)이다. 우리는 체육의 수장이 장관급이라고 보는 게 맞다. 양측의 격이 안 맞는다. 우리도 체육 교류의 격을 높였으면 좋겠다. 통독 과정에서도 활발한 스포츠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스포츠 교류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체재를 변화시킨다. 북한은 체육을 통치 수단으로 여긴다. 그들은 체육을 선전 도구로 삼아 내부결속을 다진다. 스포츠는 국제 기준을 준비하고 적용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스포츠를 통해 접근해야 북한 사회에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와 많이 교류를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대한축구협회와는 관계가 없다. 우리는 통일부와 함께 한다. 축구협회는 북한과 굳이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어땠나.

대한체육회는 정부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하라는 대로 했다.

-중국이 남북 스포츠 교류에서 할 역할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밀접하다. 그러나 스포츠교류에선 중국의 역할은 없다고 본다. 남북 당사자가 중요하다. 중국은 지역만 활용할 뿐이다. 북한과 중국은 스포츠 교류를 하면서 경쟁하는 관계다.

-남한이 북한 스포츠 시장에서 할 수 있는 미래 사업거리가 많다고 보나.

남한의 역할이 중요하다. 남북 유소년 교류는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정착이 돼 가고 있다. 남북의 프로축구 정규리그 챔피언이 정기적으로 만나 교류를 해야 한다. 또 북한 축구 선수가 남한 프로팀에 입단해야 한다. LA다저스(MLB)와 류현진 관계 처럼 '시장 선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축구연맹(FIFA) 에 2030년 월드컵 남북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과 원산에 축구전용구장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시설만 활용하면 공동 개최가 문제가 없다. 인프라가 되고 정기 교류전이 되고, 남북한 프로리그가 통합하면 균형적인 발전이 될 것이다. 남북한 축구리그 통합이 되면 일자리 창출이 약 100만개(추정)가 될 것이라고 본다. 스포츠 산업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프로리그가 통합되면 육로 이동이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나는 문 대통령이 최고로 훌륭한 제안을 했다고 본다.

-북한 스포츠 시장 가치가 매력이 있나.

가치가 높다고 본다. 나는 북한 복싱 선수들을 앞으로 프로에 데뷔시킬 것이다. 우리나라나 중국 등에서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챔피언을 만들 것이다. 두번째는 여자 골프 선수들을 미 LPGA에 진출시킬 것이다. 북한 유망주들을 선발해서 집중적으로 훈련시킬 것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시장에서 북한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이 사항은 이미 북한과 합의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골프는 북한에서 부르주아 종목이라고 해서 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인비가 리우올림픽서 금메달을 따는 걸 봤고,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관심을 갖고 있다.

-북한 스포츠 인프라 시설은 괜찮나.

5.1경기장은 관중이 15만명까지 들어간다. 최고의 경기장이다. 김일성 경기장은 인조잔디로 돼 있다. 축구하는데 전혀 문제 없다. 북한 축구리그는 정착이 잘 돼 있다. 북한이 우리 보다 앞서 리그 승강제를 했다. 평양 외곽은 좀 열악하다고 보는 게 맞다. 신의주 함흥 등 대도시는 종합경기장이 잘 돼 있다.

-북한의 일반 대중들은 스포츠를 즐기나.

대중들은 열광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즐기기도 있다. 국가 주도라 성장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10년 이상 교류 사업을 하면서 얻은 경제적 이득도 많았나.

지원 사업이 목적이다. NGO사업이다. 경제적 이득을 먼저 생각할 수 없다.

-돈도 안 되는데 남북 스포츠 교류 사업에 꽂힌 이유는.

중국에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다 북한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하는 걸 봤다. 그런 걸 보면서 나도 진화됐다. 처음엔 그러지 않았다가 사명감으로 진화가 됐다. 북한에 내 이름 초대소가 있다. 지난 정부에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까지 받았다. 우리 직원들도 조사를 받았다. 대북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어려움이 컸다.더 이상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나쁜 사례라고 본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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