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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월드컵은 물론 가까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그야말로 우여곡절이었다. 지난달 5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소위원회를 연 김 위원장은 신 감독을 포함한 10여명의 후보군을 정한 뒤 4일 뒤 유럽으로 건너가 직접 후보군들과 접촉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전 레스터시티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 감독 등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후보군들에게 철학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달 18일 귀국한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19일 다시 선임위원회를 열어 접촉한 후보군들에 대해 설명하고, 후보군을 추리는 토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 세명의 후보가 결정됐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전 이란 감독,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전 멕시코 감독, 에르베 레나르 모로코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협상팀을 꾸려 곧바로 이들과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협상은 쉽지 않았다. 레나르 감독은 모로코 잔류가 결정됐고, 오소리오 감독은 인기가 너무 많았다. 이란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케이로스 감독과는 최종 단계까지 갔지만, 협상 사실이 알려지며 판이 깨졌다.
브라질의 크루제이루,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 중국의 충칭 리판 등에서 연이어 실패를 경험했지만, 벤투 감독은 이 실패를 인정하고 더 나은 미래를 약속했다. 특히 '팀' 벤투가 보여준 명확한 철학과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의 진정성과 전문성을 믿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보여준 자신감과 명확한 축구철학은 흔들림이 없었다. 특히 코칭스태프가 강했다. '한국에 오는 것이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한국이 아시아에서 강력한 팀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기대하고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단점은 있었지만 코치, 팀이 어떤가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나중에는 우리가 요구한 자료를 다 들고왔다. 계속 훈련프로그램이 발전되고 있다. 그 팀 실력을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22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한다. 한국축구에 벤투 시대가 시작됐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