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사망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 의혹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가영 MBC 기상캐스터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2일 '12 MBC 뉴스'에서 방송된 금채림 MBC 기상캐스터의 날씨 예보나, 3일 '뉴스투데이'에서 방송된 박하명 MBC 기상캐스터의 날씨 예보 등 영상 게시물에서도 댓글을 작성할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27일 오요안나의 유서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고인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MBC 기상캐스터 동료들로부터 당했던 괴롭힘이라는 의혹이 나온 이후, 'MBC 뉴스' 유튜브 채널 내 날씨 예보 영상에는 계속해서 댓글을 작성할 수 없었다. 해당 논란을 의식한 MBC 및 보도국이나 기상팀이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
다만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는 게 청취자들의 의견이다. DJ 테이가 김가영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김가영 역시 별다른 인사 없이 차분한 목소리로 뉴스를 읽었기 때문이다.
테이는 김가영이 모든 소식을 전한 후에 "노래 듣고 가영 캐스터 보내드리겠다"는 말을 덧붙였고, 김가영은 자신의 시그니처 인사인 "이제 저 가영"이라는 마무리 멘트 없이 끝냈다.
김가영 또한 최근 일각의 의혹을 염두에 두고 조심스럽게 말을 아낀 것으로 해석된다. 그도 그럴 것이 김가영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 의혹을 받는 중에 과거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캠페인 영상을 찍은 것까지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싸늘한 눈초리를 받았다.
김가영은 해당 영상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향한 시각이 바뀌고 더 조심하게 됐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줄지 않는 걸까?"라고 말하며,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실태를 짚는 정보를 전달했다.
|
오요안나의 사망 원인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일어난 당시, 현재 근무 중인 MBC 기상캐스터들이 네티즌들 입에 오르락내리락한 터였다. 이때 일주어터는 "가영언니는 오요안나님을 못 지켜줬다는 사실에 당시에도 엄청 힘들어 했다. 저는 오요안나님과 같이 운동을 한번 해봤던 인연이 있는데 한번 뵀을 때도 오요안나님이 저에게 가영언니 너무 좋아하고 의지하는 선배라면서 진심으로 얘기해 주셨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MBC 기상캐스터들의 단체 메시지방(단톡방) 내용 일부가 공개되면서, 김가영을 보는 시각도 반전됐다. 해당 단톡방에서 김가영을 포함한 동료 기상캐스터들이 "미친X", "몸에서 냄새난다", "('더 글로리')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한다. 우리가 피해자" 등 고인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간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 단톡방에는 오요안나와 동기인 금채림을 제외한 MBC 기상캐스터들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발언들은 김가영을 옹호한 일주어터의 글귀와 상반된 것으로, 일주어터 역시 고인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
반면 MBC는 지난달 28일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 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유족들이 요청한다면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방송사들에서는 메인 뉴스에서 계속해서 오요안나 사망 관련 이슈를 보도하고 있지만, MBC만 오요안나 사망 관련 이슈를 뉴스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인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들의 날씨 예보는 내보내고 있어, 네티즌들의 화를 더 사는 분위기다.
이와 별개로 강명일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유튜브를 통해 오요안나와 동기 한 명을 제외한 MBC 기상캐스터 단체채팅방이 존재했다고 주장했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난달 31일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상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아직 사실관계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확증과 억측은 정확한 진상조사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접근은 자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