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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걱정 더는 황의조-나상호 투톱, 조연에서 주연으로 가는 길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16 05:40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가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한국 황의조가 골을 성공시킨 후 나상호와 기뻐하고 있다.
반둥(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5/

김학범 감독이 믿고 쓰는 카드, 황의조(26·감바 오사카)와 나상호(22·광주FC)가 첫 경기부터 일을 냈다. 바레인전의 주연은 이들이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에서 6대0 대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14일 경기 전 열린 인터뷰에서 "운동장에서 어떤 조합이 나오는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럽파가 대거 포진한 공격진이기에 크게 걱정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반전으로 황의조-나상호 투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황의조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는 전반 34분 동안 무려 3골을 몰아쳤다. 아무리 상대 팀이 바레인이라 해도 3골은 쉽지 않다. 게다가 황의조는 슈팅 4개로 3골을 만들어냈다. 그 정도로 골 결정력은 절정에 올라있었다. 볼 터치나 움직임, 공에 대한 집중력 등이 모두 만점이었다. 공격수로 풀어야 할 과제를 모두 해냈다. 김 감독이 황의조를 선발했을 당시 '인맥 논란'이 일었다. 성남FC 시절 애제자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했다는 비난이었다. 그러나 황의조는 스스로 논란을 잠재웠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실력만 보고 뽑았다. 전혀 개의치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황의조는 "이제 첫 경기를 했다. 골을 넣었지만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답인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어떤 공격 조합으로 나오냐도 중요했다. 황의조는 나상호와 찰떡 궁합이었다. 그는 "(손)흥민이가 들어왔다. (황)희찬이, (이)승우, (나)상호 등 좋은 공격수들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모두 개성이 뚜렷하지만, 한 팀으로 하겠다는 마음이 크다. 이 마음으로 준비를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파트너 나상호도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볼 터치와 수비수들을 등지고 돌아서는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나상호 역시 김 감독의 지휘 아래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공격수였다. 지난해 광주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은 나상호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한 나상호는 올 시즌 K리그2(2부리그)에서 11골을 몰아쳤다. 소속팀을 떠나 있는 상황에서도 리그 득점왕을 달리고 있다. 바레인전에서도 녹슬지 않은 감각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나상호는 득점력이 있고 후위에서 침투 능력도 좋은 선수다. 그걸 적극적으로 시행하라고 했다. 충실하게 수행해줬다. 오늘의 움직임은 내가 주문한 걸 충분히 소화했다고 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첫 경기를 마친 나상호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해외파가 늦게 들어오면서 조지적으로 맞춰져 있는 부분은 없었다.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발을 맞추고, 본선으로 올라갔을 때 우리의 조직력을 보이는 게 목표다. 예선전에서 잘 맞추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나상호는 "(황)의조형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같이 어울려서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 공격수는 득점과 도움을 주고 받았다.

황의조-나상호 투톱의 호흡은 김학범호에 많은 걸 안겨줬다. 대량 득점과 첫 승, 그리고 로테이션의 성공이라는 선물이었다. 당초 김학범호의 관심은 손흥민 황희찬 등 A대표팀 멤버들에게 쏠렸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 반전의 공격수들이 화끈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학범호에는 손흥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경기 일정이 빡빡한 아시안게임에서 충분히 주연으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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