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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는 K리그 대표적인 흥행상품이다.
슈퍼매치 인기는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해도 K리그 여러가지 '더비' 가운데 관중몰이의 주력 브랜드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슈퍼매치는 경기가 열리는 날 훨씬 전부터 '뉴스메이커'가 된다. 특히 경기 2∼4일 앞두고 열리는 양팀의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펼쳐지는 신경전은 흥미 고조 조미료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번에 올시즌 세 번째 슈퍼매치를 맞아서도 13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인터뷰룸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한데 모양새가 어색했다. 참석자가 서정원 수원 감독을 비롯해 박종우 한의권, 사리치였다. 상대팀 서울은 빠졌다.
슈퍼매치 미디어데이는 흥행상품 정착을 위해 팬 서비스 차원에서 생겨난 것으로, 의무 사항은 아니다. 과거에는 양팀 합의에 따라 개최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반쪽짜리' 미디어데이가 열린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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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특별한 사유'는 작년 6월 14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7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6월 18일) 미디어데이가 여기에 속한다. 당시 황선홍 감독이 불참한 가운데 수원 측만 참석했다. 이유인 즉, 황 감독이 미디어데이 전날 갑자기 몸이 아팠고 서울 구단이 수원 측에 양해를 구했다. 결국 미리 정해놓은 스케줄을 취소할 수 없어 수원만 열게 됐다.
이후 지난 5월 5일 올시즌 두 번째 매치까지 미디어데이가 차질없이 열려오다가 이번에 서울이 또 빠지게 됐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수원 구단에 따르면 보통 2주일 전 홈팀이 미디어데이 일정 협의 제안하는 관례에 따라 서울측에 의사 타진을 했다.
당시 서울은 리그 순위 9위로 부진했던 상황. 논의 결과 2016년 전례에 따라 미디어데이를 열지 않기로 했다. 2016년 전례는 3차 슈퍼매치(8월 13일) 때를 말한다. 당시 수원은 하위스플릿으로 추락할 위기였고 결국 하위스플릿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상위스플릿에 속했던 서울과 소속 그룹이 분리되는 바람에 시즌 네 번째 슈퍼매치의 무산 가능성이 높았고 수원의 분위기를 감안해 3차전 미디어데이를 생략했다.
대신 서울은 슈퍼매치가 아니더라도 홈경기마다 미디어데이를 독자적으로 열어 온 터라 구리 클럽하우스에서 홈 슈퍼매치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이번에는 반대의 상황이 된 셈이다. 서울은 미디어데이를 아예 생략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수원은 홈 빅매치 때 비정기적으로 미디어데이를 해왔던 사례에 따라 반쪽 행사를 치르게 됐다.
수원 관계자는 "홈에서, 그것도 광복절에 열리는 슈퍼매치여서 팬 서비스 차원에서 그냥 건너뛸 수가 없었다"고 했다. 서울은 "과거 양측 공감대가 형성되면 열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우리 홈경기 미디어데이는 어떤 경기든 빠짐없이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