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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를 뺄 수가 없어서…."
하지만 올해는 러시아월드컵이 끝나고 8월로 접어들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보통 올스타전은 전반기 이후 휴식기간을 이용해 열렸다.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경우가 좀 다르다. K리그 올스타전은 1991년 시작됐다. 이후 4차례 열리지 않았다.
2011년은 프로스포츠계를 뒤흔든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난 해였다. K리그는 속죄의 의미로 올스타전을 사회봉사 활동으로 대체했다. 2016년은 중국과 추진했던 양국 교류 올스타전이 무산된 데다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연맹은 자숙하는 의미를 겸해 올스타전을 열지 않았다.
2000년대 이후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불발되지 않았던 올스타전이 올해 자취를 감춘 데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연맹에 따르면 올해 초 2018년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올스타전을 열지 않기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올스타전 개최 여지를 남겨두고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는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올해 말에 전격적인 이벤트 거리가 생기지 않는 한 아무래도 올해 올스타전 개최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 연맹의 솔직한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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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일정 부족이다. 올시즌 K리그는 러시아월드컵이 겹치면서 유래없이 빡빡한 일정에 시달리고 있다. 2014년의 경우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직후인 7월 말 은퇴하는 박지성의 팀과 K리그팀이 올스타전을 치렀다. 보통 올스타전을 개최하려면 전후 2∼3일 1주일 정도는 리그 일정을 쉬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차출, 평가전 때문에 FA컵 일정을 뒤로 미뤘다. 이 때문에 작년 4, 5월에 열렸던 FA컵 32, 16강전이 러시아월드컵 이후인 7, 8월에 몰렸다. 그러자 월드컵 휴식기 1개월 반을 쉬면서 갈 길 바빠진 리그 일정에 FA컵까지 끼어들면서 사흘 건너 경기를 갖는 '지옥일정'이 시작됐다. 여기에 9월 초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팀들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상 최악의 '살인더위'까지 겹치면서 각 구단의 피로지수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연맹은 폭염, 미세먼지 등 천재지변으로 인해 경기를 순연할 경우 추후 대체할 수 있는 '예비일'도 사실상 없는 상태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 4일이 필요한 올스타전을 위해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K리그의 대외적 관심도가 떨어진 것도 아쉬운 요인이다. 연맹은 과거 청-백전처럼 K리그 자체적으로 올스타전을 치를 계획은 없지만 지난해 베트남 원정 사례처럼 동남아권에서 제안이 들어오면 연말이라도 올스타전 개최를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가능성 제로에 가깝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