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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32강서 연출될 진풍경, 부산 구덕운동장 '더블 헤더' 열린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7-24 05:00



축구장 한 곳에서 하루에 두 경기가 열리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4년 전 강원FC와 강릉시청이 FA컵 32강과 16강에서 두 차례나 강원종합운동장을 연달아 사용한 적이 있긴 하다.

오는 2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도 진풍경이 연출될 예정이다. 무대는 한국 축구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인 FA컵 32강전. 프로야구 용어인 '더블 헤더'가 펼쳐진다. 다만 두 팀이 연달아 두 경기를 벌이는 건 아니다. 한 구장에서 두 경기가 열린다는 뜻이다.

먼저 경기를 치르는 팀은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와 'K리그 절대 1강' 전북 현대다. 오후 5시에 펼쳐진다. 이후 3시간 뒤에는 K리그2(2부 리그) 부산 아이파크와 내셔널리그 경주시민축구단이 충돌한다.


우선 부산교통공사와 부산 아이파크의 홈 구장이 겹친 이유는 무엇일까. FA컵을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는 두 경기의 분리 개최를 고려했었다. 그러나 콘서트에 발목이 잡혔다. 분리 개최가 가능한 장소인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선 지난 21일 가수 싸이 콘서트가 열렸는데 잔디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결국 부산교통공사와 부산 아이파크는 3시간차를 두고 경기를 하기로 합의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 폭염 속에서 FA컵 32강전을 오후 5시에 치러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상주전에서 김민재와 장윤호 등 젊은 선수들을 아껴둘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라커룸이 무척 붐비게 됐다. 통상 선수들은 경기 1시간 30분 전 경기장 라커룸에 도착, 복장 정비를 마치고 마지막 전술미팅을 가진 뒤 그라운드 체크와 몸풀기를 한다. 한데 부산교통공사-전북전이 끝날 시점에
부산 아이파크와 경주시민축구단 선수들이 구덕운동장에 도착해 마주치게 됐다. 부산 아이파크 관계자는 "구덕운동장에 도착해서 공실에 잠깐 대기하다 그라운드 체크를 하기로 했다"며 "첫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빠져나가고 두 번째 경기를 치를 선수들이 빨리 라커룸으로 들어갈 때 다소 복잡할 것 같긴 하다"고 설명했다.

부산 아이파크와 경주시민축구단은 나빠진 잔디 상태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부산 아이파크와 부산교통공사는 구덕운동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경기일을 달리하기 때문에 보수가 가능했다. 그러나 '더블 헤더'로 열리는 이날 두 번째 경기를 하는 팀들은 정상적인 잔디에서 경기를 하지 못하게 됐다.

그래도 수혜자는 부산 팬들이다. 한 장의 티켓으로 사실상 1부 리그 팀부터 3부 리그 팀까지 모두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다만 트랙 공사로 인해 쾌적한 환경에서의 관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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