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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인터뷰]돌아온 울산 '이종호'랑이"이근호형과의 호흡 기대된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7-08 05:43


돌아온 '이종호랑이' 이종호가 팬들을 향해 손하트를 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울산 팬 여러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라운드에 많이 찾아와주세요. 파이팅!"

지난달 28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돌아온 이종호(26·울산 현대)가 '앙'하는 표정과 함께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호랑이 발톱'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참으로 원초적인 '발톱 세리머니'인데 볼 때마다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이종호는 지난해 11월23일 부산아이파크와의 FA컵 2차전에서 왼쪽 정강이뼈(비골)가 골절됐다. 초등학교 때 축구화를 신은 이후 가장 큰 부상이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아팠던 적은 처음이었다"고 떠올렸다. "병원에서 다치는 장면 꿈을 여러번 꿨다. 트라우마였다. 한달 쯤 지나서야 부상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했다. "단순 골절이면 2개월이면 되는데 인대가 함께 끊어지면서 6~8개월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다. 밥도 먹기 싫었다. 몸무게가 8㎏나 빠졌다"고 그간의 아픔을 털어놨다.

부상 직후인 지난해 12월 평생 배필인 미스코리아 충북 진 출신 임한경씨와 결혼했다. 울산에서 수술 직후 병원 구급차를 타고 서울 결혼식장에 갔다. 목발을 짚고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가족들, 특히 아내가 많이 힘들었다. 재활할 때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혼자 있겠다고 하는데도 늘 함께 해줬다. 힘들었을 텐데 늘 웃는 모습으로 응원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재활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내가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었다. 의욕이 앞섰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 했던 동작들이 안되면 스스로 처지고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6개월여의 치열한 재활 끝에 그가 돌아왔다. "볼을 차기 시작한 지는 한달반 정도 됐다. 몸 상태는 이제 50% 정도 된 것같다"고 했다. 본인은 50%라는데 연습경기, 미니게임에서의 움직임은 단연 눈에 띄었다. 이종호는 6월19일 광주대와의 연습경기에서 2골을 넣었고, 6월 23일 명지대와의 연습경기에서도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월드컵 휴식기, '국가대표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가 강원에서 울산으로 이적했다. 이종호-이근호 투톱이 나설 후반기 울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말에 이종호는 "나도 정말 기대된다"며 눈을 빛냈다. "근호형과 스타일이 겹친다 생각하시는데 제 생각엔 비슷한 듯 다른 면이 있다. 활동량이 많은 점은 같지만, 근호형은 나보다 뒷공간으로 더 잘 빠져들어간다. 나는 볼을 앞으로 받는 상황이 많다. 언뜻 보면 비슷하지만 디테일은 다르다. 분명 함게 뛰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울산 공격은 작년에 비해 더 빨라졌고 더 무서워졌다. (황)일수형, (김)인성이형이 측면에서 엄청 빠르게 움직이고, 나와 근호형은 많이 뛴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할 수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주니오도 몸 상태가 좋다." 후반기 확 달라질 울산 공격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김도훈 감독님도 후반기를 준비하면서 볼을 돌려도 위에서 돌려야 한다. 힘들어도 위에서 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강조하셨다. 앞으로 나아가고, 함께 라인을 올리는 공격적인 축구, '무조건 앞으로'를 열심히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1992년생 이종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지난 4년간 K리그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몇 안되는 선수다. 전남 유스 출신으로 전남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1강' 전북 도전을 택했고, 다시 '울산 호랑이'로 변신했다. 도전과 성장을 거듭했다. "전북에 가면서 축구가 늘었다. K리그 후배들에게 일단 '전북에 가겠다'는 목표를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승컵도 들어 올렸지만, 그보다는 훈련과 실전을 통해 좋은 습관을 갖게 됐다. '내가 전북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고 뒤질 게 없다는 자신감'이 크게 작용했다. 그 자신감으로 울산에 왔다"고 했다. "울산에서 나는 계속 팀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앞으로 (이)근호형에게 경기적인 것, 경기 외적인 부분도 많이 배우고 싶다. 더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목말랐던 그라운드, 누구보다 치열하게 뛸 각오를 거듭 밝혔다. "후반기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전반기에 못 뛴 부분을 후반기에 더 열심히 뛰고 싶다. 동료들이 힘들어할 때 한발 더 뛰겠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FA컵 2연패도 꼭 이루고 싶다. FA컵, 우승해보니 리그가 끝나기 전에 ACL 티켓을 미리 결정하는 맛이 있더라. 끝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시즌이 끝날 때 활짝 웃고 싶다."

울산은 8일 오후 7시30분 상주 원정에 나선다. 울산 팬들은 '폭염의 그라운드'를 할퀼 '이종호'랑이의 '발톱' 세리머니를 고대하고 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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