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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키커로 나선 조던 헨더슨의 킥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승부차기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잉글랜드의 발목을 잡았다. 잉글랜드가 메이저대회에서 치른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것은 자국에서 열린 유로96 스페인전이 유일했다. 월드컵 승부차기 성적은 처참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독일과의 4강전 패배 이후 1998년 프랑스 대회 16강전,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전 등 승부차기와 연을 맺지 못했다. 고비를 넘지 못한 잉글랜드는 메이저대회 우승징크스에 시달렸다. 축구종가임에도 불구하고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를 제외하고 단 한차례도 우승트로피를 품지 못했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일단 가장 큰 벽을 넘었다. 잉글랜드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신력이었다. 위기에서 압박감에 시달렸다. 승부차기 징크스는 그 발로였다. 하지만 이번 16강에서 '승부차기의 저주'를 넘으며 52년만의 우승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사실 이번 잉글랜드 대표팀은 역대 대표팀과 비교해 이름값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실속은 더 좋았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많이 뛰는 축구로 탈바꿈한 잉글랜드는 좀처럼 지지 않는, 끈끈한 축구를 하고 있다.
대진운도 좋다. 8강전에서 스웨덴을 만나는 잉글랜드는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러시아전 승자와 맞붙는다.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브라질, 프랑스, 벨기에, 우루과이 등 전통의 강호를 모두 피했다. 승부차기 징크스를 탈출한 잉글랜드가 과연 메이저 징크스까지 넘을 수 있을 것인지. 잉글랜드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