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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계약 종료, KFA 발빠르게 KAM 가동…거물급 외국인 감독 물밑 접촉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6-27 21:51 | 최종수정 2018-06-28 04:13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스웨덴의 조별 예선 첫 경기가 18일 오후(한국시각)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신태용 감독.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지난해 11월 가동된 대한축구협회의 새 수뇌부는 신태용 A대표팀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일찌감치 계획을 세웠다. 협회의 A매치 주선과 외국인 감독 물색을 맡고 있는 '캄(KAM) 스포츠'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전부터 새 감독을 물밑 접촉 중이다.

28일(한국시각) 축구계 소식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협회가 신 감독의 후임 사령탑을 알아본 건 꽤 오래됐다. 국내 감독들 중에선 후보를 찾기 어려웠던 점도 있지만 '캄 스포츠'가 움직이고 있다는 건 협회가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협회가 세계적인 명장을 데려오기 위해 주머니를 열기로 했다. 이미 KAM에서 물색한 몇몇 외인 감독들은 협회가 퇴짜를 놓을 정도로 거물급 명장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협회의 전 수뇌부들은 지난해 7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의 선임을 꺼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까지 2년 사이 굵직한 국제대회를 연속으로 치렀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신 감독이 조별리그는 잘 치르지만 정작 토너먼트의 첫 관문에서 주저앉으면서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 전 수뇌부들의 평가였다.

그러나 신 감독 선임 당시 후보에 올릴 국내 사령탑이 보이지 않았다. A감독은 현장에서 멀어진 지 시간이 꽤 흘렀다는 평가 때문에 후보에서 탈락했다. 복수의 K리그 감독들에게도 제안을 넣었지만 모두 손사래를 쳤다. 적합한 후보가 한 명 있긴 했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한 협회는 다른 대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 대안이 A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고 현장감이 살아있는 신 감독 뿐이었다.

하지만 당시 협회 내에는 A대표팀 감독 뿐만 아니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선임 안건도 물려있었다. 협회 기술위원회에선 신 감독에게 A대표팀보다 U-23대표팀 감독을 맡기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신 감독이 이 제안을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협회는 신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신 감독의 역할은 '소방수'였다. 당시에는 신 감독의 옆에서 직접적으로 조언해줄 수 있는 관계자가 있었다.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 하비에르 미냐뇨 피지컬 코치, 가르시아 에르난데스 전력분석관 코치 영입은 이 관계자의 복안이었다. 러시아월드컵 호성적을 위해 신 감독과 소통했다. 그러나 갑자기 '히딩크 광풍'이 불더니 말도 안되는 여론에 휩싸여 이 관계자가 협회를 떠나게 되면서 신 감독은 든든한 조력자를 잃었다.

그래도 신 감독은 꿋꿋했다. 한국이 같은 조에 편성된 상대국에 무시를 당할 때도 '마이웨이'를 외쳤다.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차전, 멕시코와의 2차전 결과가 아쉬웠지만 끝은 '환희'로 물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두 골이나 넣었다. '젊은 여우'가 '늙은 여우' 요하임 뢰브를 누른 순간이었다. 신 감독은 할 건 다했지만 멕시코가 스웨덴에 패하면서 안타깝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신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그러면서 협회는 1년 만에 다시 외국인 감독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단 '슈틸리케 케이스'를 잊으면 안된다. 아무런 국제대회 성과가 없는, 그야말로 무능하고 협회의 요구사항만 잘 따르는 '예스맨' 감독은 한국축구를 퇴보시킬 뿐이었다. 명장을 데려와야 선수들도 그만큼 존경심을 가지고 따르게 된다.

냉정하게 따지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참사 이후 슈틸리케 전 감독이 맡은 2년8개월 동안 한국축구는 세계축구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 바통을 신 감독이 이어받았다. 주어진 시간은 1년에 불과했다. 게다가 월드컵을 앞두고 김민재 김진수 권창훈 등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신 감독은 공격축구의 철학을 내려놓고 전략적으로 '선 수비 후 역습'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꾀'로 거함 독일의 발목을 잡았다. 독일을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길로 인도했다.

하지만 협회는 대표팀의 대대적 변화를 택했다. 신 감독과 작별을 할 전망이다. 협회는 외국인 감독 체제로 당장 내년 1월 아랍에미레이트(UAE) 아시안컵부터 길게는 4년 뒤 카타르월드컵까지 바라보고 있다. 카잔(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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