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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승부다.
미켈과 메시는 어렸을때부터 '천재'라 불렸다. 인연이 있다. 2005년 U-20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었다. 당시 승자는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메시는 득점왕과 골든볼을 받았고, 미켈은 실버볼을 차지했다. 둘은 단숨에 세계축구계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맨유-첼시간 이적 분쟁의 중심에 놓인 미켈은 많은 관심 속에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메시는 스타들이 즐비한 바르셀로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후 활약은 설명이 필요없다. 미켈은 첼시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두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번의 FA컵, 1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번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부상으로 아쉽게 낙마했지만,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16년만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와일드카드로 나서 동메달을 따는데 일조했다.
아르헨티나가 더 절박하다
나이지리아는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0대2)에서 무기력했지만, 아이슬란드와의 2차전(2대0 승)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3-5-2로 전술을 변경한 후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빅터 모제스의 돌파가 주 공격루트지만, 역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미켈이다. 미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의 톈진 테다로 이적했지만, 특유의 여유있는 키핑과 정확한 패스는 여전했다. 아르헨티나가 중원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열쇠는 역시 미켈이 쥐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악의 분위기다.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지도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이 들고 일어났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의 반대로 경질은 되지 않았지만, 삼파올리 감독은 사실상 식물 상태다. 외신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르헨티나 언론과 전문가들은 '역사상 최악의 대표팀'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 모든 분란을 잠재울 카드는 승리 뿐이다. 역시 메시의 발끝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메시는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0대3 패)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외신들도 최악의 실수를 한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 다음으로 최악의 평점을 줬다. 이대로 16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완벽했던 커리어에 오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역동성을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메시는 여전히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는 온전히 그의 발에 달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