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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매치업]미켈-메시, 두 천재의 마지막, 울거나 웃거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6-26 05:35


ⓒAFPBBNews = News1

벼랑 끝 승부다.

'죽음의 조'로 불렸던 D조는 일단 크로아티아가 2연승으로 16강 한자리를 일찌감치 예약했다. 나머지 한장을 두고 나이지리아(승점 4·골득실 0), 아이슬란드(승점 1·골득실 -2), 아르헨티나(승점 1·골득실 -3)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7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그야말로 단두대매치다. 나이지리아는 승점 1점 이상을 확보해야 자력 16강행이 가능하다. 아르헨티나는 더 심각하다. 무조건 다득점 승리를 챙긴 후 아이슬란드-크로아티아전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 일전을 앞둔 '나이지리아의 캡틴' 존 오비 미켈과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마음은 더 절박하다.

함께 등장한 천재, 대표팀에서는 엇갈렸다

미켈과 메시는 어렸을때부터 '천재'라 불렸다. 인연이 있다. 2005년 U-20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었다. 당시 승자는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메시는 득점왕과 골든볼을 받았고, 미켈은 실버볼을 차지했다. 둘은 단숨에 세계축구계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맨유-첼시간 이적 분쟁의 중심에 놓인 미켈은 많은 관심 속에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메시는 스타들이 즐비한 바르셀로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후 활약은 설명이 필요없다. 미켈은 첼시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두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번의 FA컵, 1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번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부상으로 아쉽게 낙마했지만,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16년만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와일드카드로 나서 동메달을 따는데 일조했다.

메시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5번이나 탔다. 득점에 관한한 모든 기록을 경신했다. 9번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4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3번의 클럽월드컵, 6번의 코파델레이 우승 등 트로피함이 모자랄 정도다. 각급 대표팀에서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U-20 월드컵, 올림픽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유일한 한은 월드컵이다. 지난 브라질 대회에서 문턱까지 갔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아르헨티나가 더 절박하다

나이지리아는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0대2)에서 무기력했지만, 아이슬란드와의 2차전(2대0 승)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3-5-2로 전술을 변경한 후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빅터 모제스의 돌파가 주 공격루트지만, 역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미켈이다. 미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의 톈진 테다로 이적했지만, 특유의 여유있는 키핑과 정확한 패스는 여전했다. 아르헨티나가 중원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열쇠는 역시 미켈이 쥐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악의 분위기다.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지도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이 들고 일어났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의 반대로 경질은 되지 않았지만, 삼파올리 감독은 사실상 식물 상태다. 외신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르헨티나 언론과 전문가들은 '역사상 최악의 대표팀'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 모든 분란을 잠재울 카드는 승리 뿐이다. 역시 메시의 발끝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메시는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0대3 패)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외신들도 최악의 실수를 한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 다음으로 최악의 평점을 줬다. 이대로 16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완벽했던 커리어에 오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역동성을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메시는 여전히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는 온전히 그의 발에 달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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