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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신태용호는 비밀리에 어떤 세트피스 전술을 준비하고 있을까.
신태용 감독은 준비를 많이 하는 전략가형 지도자다. 상대를 분석하고 그것에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편이다. 1년전 국내서 열렸던 FIFA 20세이하 월드컵 때도 세트피스 관련 부분 전술을 20가지 이상 준비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대회 경기에선 세트피스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현재 신태용호 최종 엔트리 23명 중에서 세트피스 키커로 나설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을 수 있다. 오른발의 경우 공격수 손흥민 김신욱, 미드필더 기성용 정우영, 수비수 이 용 정도다. 왼발은 미드필더 이재성, 수비수 홍 철 정도로 후보 풀이 제한적이다. 직접 프리킥 공격 상황을 가정할 때 20~25m 정도라면 오른발의 경우 손흥민, 왼발의 경우 이재성이 1순위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너킥도 손흥민과 이재성이 우선적으로 찰 것 같다. 프리킥 지점이 골대에서 더 멀어질 경우 중거리슛이 좋은 기성용 정우영이 시도할 수도 있다. 정우영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일본전서 무회전 프리킥골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상황과 프리킥 지점에 따른 역할 분담은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과 상의해서 정했을 것이다. 실전에서 프리킥의 정확도는 평소 꾸준한 연습과 감각 그리고 행운에 따라 달라진다.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상대 스웨덴과 멕시코 분석을 마친 상태다. 그들을 상대로 세트피스에서 어디를 공략할 지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대응 전술을 짜놓았다.
세트피스는 공격만 중요하지 않다. 상대의 세트피스 공격을 실점하지 않도록 막아내는 것도 준비가 필요하다. 신태용호는 북아일랜드(1대2 패), 콜롬비아(2대1 승), 러시아(2대4 패) 등과의 친선경기에서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한 바 있다. 1차전 상대 스웨덴의 경우 장신 군단 답게 세트피스가 늘 위협적이다. 포르스베리, 라르손 등의 킥이 매우 날카롭다. 멕시코도 킥을 잘 하는 선수가 많다. 에레라, 과르다도, 라윤 등을 꼽을 수 있다. 3차전 상대 독일은 더 많다. 외질, 뮐러, 크로스, 로이스 등 프리킥 한방을 갖춘 키커들이 수두룩하다. 세트피스 수비에선 수비벽을 잘 세워야 하고, 집중력있게 마지막까지 상대 선수를 놓치지 않는게 중요한 포인트다. 또 박스 안에서 몸싸움을 끝까지 해줘야 한다. 그렇지만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너무 심하게 잡아당길 경우 첫 도입되는 VAR(비디오판독)로 PK 또는 퇴장을 당할 수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
레오강(오스트리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