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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브라질에서의 기억은 쓰라렸다. '에이스' 손흥민(26)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골을 넣지 못한 게 미안해서, 팀이 0대1로 패한 게 화가 나서, 대한민국이 1무2패로 월드컵을 끝낸 게 아쉬워 연신 눈물을 흘렸다. 당시 막 20대에 접어들었던 '막내' 손흥민의 첫 번째 월드컵은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 무엇도 손흥민을 막을 수 없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한층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선배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고, 멋진 슈팅을 날린 후배들에게는 박수를 보내는 리더였다. 물론 특유의 해결사 능력도 잊지 않았다. 그는 후반 15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주장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경기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온두라스전을 통해 A매치 데뷔를 알린 이승우 문선민 등을 칭찬하며 다독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자기 자신에게 만큼은 매우 엄격했다. 그는 "온두라스전에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지만, 더 열심히 손발을 맞춰야 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메인 무대는 월드컵이다. 월드컵에서 만나는 팀들은 더 강하고 준비를 많이 한다. 우리도 2~3배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4년 전 막내였던 손흥민이 확실히 달라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