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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이 짜릿한 뒤집기 쇼를 펼치며 ACL 8강에 진출했다.
원정 1차전에서 1대0으로 패한 수원은 홈에서 1, 2차전 합계 3대1로 뒤집으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선보였다.
이로써 수원은 이 대회에서 2011년(4강) 이후 7년 만에 8강행의 기쁨을 누렸다.
수원은 전반 9분 천금같은 찬스를 놓친 게 뼈아팠다. 이기제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려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을 만들었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다. 바그닝요의 첫 번째 슈팅이 수비수에 튕겨 나오면서 김건희에게 단독 찬스가 됐지만 헛발질을 했고 데얀이 재차 슈팅했지만 골키퍼 오승훈의 발에 걸렸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영웅이 등장했다. 갈비뼈 부상 중인 염기훈을 대신해 투입된 젊은피 김건희였다. 김건희는 헛발질로 천금찬스를 날린 아쉬움을 털고도 남았다.
26분 이기제가 오른쪽 골라인 근처 프리킥에서 강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김건희가 용수철처럼 뛰어올라 골망을 강하게 흔들었다. 17분 전 해결하지 못했던 이기제의 크로스를 만회하는 골이었다.
일단 연장전을 확보한 수원의 홈경기장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일격을 당한 울산이 미처 정신을 추스르지 못하는 틈을 수원은 놓치지 않았다. 올가미처럼 수원의 압박은 갈수록 강해졌다.
불과 5분 뒤 한 시즌에 몇번 볼까 말까한 '명품 골'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또 '대타' 김건희였다. 왼측면으로 이동한 데얀의 정교한 크로스에서 시작됐다. 문전 대시한 바그닝요가 헤딩으로 김건희 가슴으로 떨궈줬고 김건희는 가슴 트래핑에 이은 오른발 터치로 공을 안착시킨 뒤 상대 수비를 완전하게 따돌리며 왼발 터닝슛, 골키퍼는 멍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순식간에 뒤집기의 밑그림을 완성한 수원은 기분좋게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은 그야말로 갱없는 드라마였다. 후반 13분 수원은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크로스를 받기 위해 문전 대시하던 리차드를 곽광선이 밀어넘어뜨렸다. 만약 실점하면 원정 다득점에서 수원이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15분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수원 수문장 신화용이 키커 오르샤의 오른쪽 방향 슈팅을 예측하고 슈퍼세이브를 한 것.
이후 울산은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하며 만회골을 안간힘을 썼지만 수원의 강력한 저항을 뚫어내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후반 추가시간 바그닝요의 그림같은 중거리 골은 보너스였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